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뷔진 리얼 물 | [Bts] 맏내형 석진이 물뿌리기 장인인 이유!! 서직샵 워터파크 개장ㅋㅋㅋ 모든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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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많았던 물뿌리기 장인 김석진편입니다!
물뿌리기전에 양조절하려고 스냅으로 물버리는거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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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들아 혹시 리얼물 추천 가능하니 – 인스티즈(instiz) 카테고리

1 ; 글쓴이. 와 너롱.. 복받아 진짜.. 뷔진 브이앱 알람 1등으로 받아라 ; 익인1. 글쓴이에게 혹시 링크필요하니?! ; 글쓴이. 1에게 오!! 웅 나 븨진다님은 구독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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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www.instiz.net

Date Published: 6/5/2022

View: 583

질투 [뷔진] – 밀실

리얼물 **약간의 정진 “아 진짜 미치겠네.” “또 왜요?” “아니..태형이가 삐졌어.” “또요? 이번엔 또 뭔데요?” 이때다 싶어, 남준이에게 사정을 털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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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Published: 11/17/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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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에 대한 기사 평가 뷔진 리얼 물

  • Author: 리프탄v.2
  • Views: 조회수 2,426,635회
  • Likes: 좋아요 70,540개
  • Date Published: 2020. 1. 5.
  • Video Url link: https://www.youtube.com/watch?v=gnCsxbdD8WM

롱들아 혹시 리얼물 추천 가능하니

ㄱ 뷔진 에 게시된 글입니다 l 설정하기 내가 리얼물을 좀 좋아하는데 내가 못찾는건지 없는건지 ㅠㅠ 생각보다 별로 없네.. 홈에 있는것도 추천해주면 찾아볼게!! 미리 고마워😘💚💖 추천 1 카톡 21 1 ••• 내가 리얼물을 좀 좋아하는데 내가 못찾는건지 없는건지 ㅠㅠ 생각보다 별로 없네.. 홈에 있는것도 추천해주면 찾아볼게!! 미리 고마워😘💚💖

질투 [뷔진]

***리얼물

**약간의 정진

“아 진짜 미치겠네.”

“또 왜요?”

“아니..태형이가 삐졌어.”

“또요? 이번엔 또 뭔데요?”

이때다 싶어, 남준이에게 사정을 털어놓는다.

“아니, 내가 오늘 촬영때 정국이랑 장난 좀 쳤다고 삐져가지고 나랑 말도 안할려고 하잖아.”

“에휴. 형이 조심해요. 태형이 질투 많은거 뻔히 알면서. 제가 봐도 형이랑 정국이 너무 친해요.”

“아니 멤버끼리 친한건 당연한거자나….하..김태형을 또 어떻게 풀어줘야돼??”

잠시 고민하다가 태형이의 방으로 들어갔다.

“태형아……..뭐해..?”

“나가요. 형이랑 얘기 안해요.”

“아니이..그러지 말고…얘기좀 하자.”

“무슨 얘기요? 또 똑같잖아요. 형이 잘못한건 알긴 알아요? 그냥 내 화만 풀리면 된다고 생각하는거죠?”

“뭔소리야. 그런거 아니야.”

“그런게 아닌데 어떻게 매번 이래요? 내가 싫어하는 거 알면서 다른멤버한테 그렇게 치대고. 싸우고 화해하고 또 싸우고. 나도 지쳐요 이런거.”

“뭐, 지쳐? 너 말 다했냐? 하. 야 솔직히 너가 그렇게 말할 정도로 내가 잘못한건 아니잖아. 멤버끼리 노는게 뭐가 어때서? 내가 걔랑 키스를 했니 섹스를 했니? 그거 스킨쉽 조금 했다고 너 이러는거,항상 이해 안돼, 난.”

“스킨쉽 조금이요? 하.. 그래, 형은 그럴지도 모르죠. 근데 정국이 걔가 형 목이고 허벅지고 그렇게 만지는데, 그건 왜 가만히 냅두는데요?”

“야. 그거 하지말라고 하면 어색해질 건 생각안하냐? 내가 애초에 정국이한테 말했어. 너랑 나랑 사귄다고 해서 조심히 행동할 필요 없다고. 평소처럼 하자고.”

“……..형은 가만보면 참 그래요. 나보다 정국이를 더 챙기고, 더 생각해주고. 사귀기 전이나 후나 항상요. 난 아직도 나만 형을 짝사랑하는것 같아. 그럴 바엔 차라리 나말고 정국이랑 사귀어요. 왜 나랑 사귀는 건지.”

“……..그래. 니가 그렇게 느낀다니 할 말이 없네. 헤어지자,우리.”

태형이의 방 문을 닫고 나오면서 생각했다.

나도 홧김에 말하긴 했지만 김태형이 괘씸해서 어쩔수 없다고.

내 예상으로는 태형이가 일주일 안에 사과한다.

*

나쁜새끼. 지가 뭔데 이주째 저래???

일주일이면 숙이고 들어올거란 내 예상과는 달리, 김태형은 철저히 날 무시하고있다.

아 그것도, 카메라 밖에서만.

이게 그렇게 좆같을수가 없다.

카메라가 돌아갈 땐 평소처럼 나한테 치대고, 팬들이 소위 말하는 꿀 떨어지는 눈빛으로 날 보면서

카메라만 꺼졌다 하면, 언제 그랬냐는듯 다시 냉랭하게 날 대한다.

또 멤버들이 있을 땐 곧 잘 하면서, 둘만 남았다 하면 찬바람 쌩쌩 일으키며 나만 두고 어디론가 간다.

전엔 카메라 안돌때 더 난리였는데.

내가 제발좀 떨어지라고 사정사정해도 나한테 꼭 붙어있었는데.

눈치없는 남준이나 무심한 윤기는 이 상황을 전혀 모른다.

그나마 지민이랑 호석이가 물어봤었다.

-형. 태형이랑 뭔일 있어요? 쟤 왜저래?

-싸웠어. 내가 홧김에 헤어지자고 하고.

-에에ㅔ????어쩐지,어쩐지….밤마다 게임을 그렇게 하는 애가 요새 겜도 안하고 축 쳐져있더라….형 왜그랬어요….

-아니이이!! 김태형 그자식이 나랑 정국이랑 노는거 보고 또 뭐라 하는거야! 왜 나한테 정국이가 만지는거 가만히 냅두녜! 그러면서, 그럴거면 정국이랑 사귀래..!

-쯧쯧..김태형 그새끼 또 맘에도 없는 소리 했네. 초심을 잃었어. 언젠 사귀어주기만 해달라면서.

-하..진짜..너네도 알잖냐. 내가 정국이 좀 아끼냐? 걔 어릴때부터 내가 먹이고 키웠는데. 지금이라고 다르겠냐? 아직도 나한텐 애기야 애기.

-뭐야? 내 얘기 해요?나 슴둘인데 머가 애기야?

결국 정국이에게도 자초지종을 다 말해주었다.

나 놀리는 재미로 사는 전정국은 그 뒤로 태형이와 나를 아주 흥미로운 눈으로 관찰하곤 했다.

“진 형. 잠깐만 일루 와바여.”

또 무슨 말을 하려고 부르실까.

불안하게.

저번에 갑자기 불러서는 뭐라더라? 흰 셔츠만 입고 섹스어필 하라고?

아이고. 두야.

“형, 형. 나 또 생각났어요. 이건 진짜 좋은생각이에여.”

“;;;뭔데 또. 저번처럼 이상한 말 하면 죽는다?”

“아니에여. 들어봐바. 내가 가만 보니깐, 태형이형이 질투가 겁나 많더라고? 지금까지 싸울때 거의 그 문제로 싸웠죠?”

“….엉”

“그때마다 멤버들 중에 누구를 젤 경계했어여? 내가 보기엔, 남준이 형이랑 난거 같은데.”

“……..너네 둘이 좀 많았지;”

“역시. 이번에는 태형이형이 그랬다면서요. 차라리 나랑 사귀라구.”

“어;;;;;;”

서서히 밀려오는 불안감.

저 하루살이 입에서 어떤 기상천외한 발언이 나올까..;;

“나랑 사귀어요!!!”

“……돌았냐?;;;;”

“ㅋㅋㅋㅋㅋ물론 장난으로여. 사귀는 척이랄까.”

“쯧. 내가 너 그럴줄 알았다. 무슨 말도 안되는…나 간다.”

역시 전정국 도른자.

하루만 사니 넌??

몸을 돌려 탈의실을 나가려는데 정국이가 팔을 잡아왔다.

“형. 이대로 태형이형이랑 헤어지고싶어요? 지금 태형이형도 마음 독하게 먹은것​ 같던데. 이럴땐 웬만한 충격이 아니고서는 절대 마음 못움직인다구여.”

*

응 그렇다. 저말에 넘어간 나..

나한텐 그럴듯 했다.

분명 일주일이면 게임 오버일 줄 알았는데.

어느새 3주째다.

정국이와 3차까지 걸친 기밀 작전을 세운 결과, 태형이의 동선을 파악해서 일부러 정국이가 나한테 고백하는 상황을 연출하는 것이 가장 태형이를 자극하는 방법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난 솔직히 반신반의 했다.

오히려 더 빡쳐서 나한테 정떨어지는거 아닐까 하고.

그런데 정국이는 백퍼 성공이란다.

태형이 성격에 불안해서 못견딜거라고.

오늘이 드디어 대망의 거사날이다.

멤버들은 다 외출하고 숙소에 나,정국,태형이만 남은 날.

우린 완벽한 작전을 위해…특히 연기 못하는 남준이 때문에라도 다른 멤버들에겐 비밀로 했다.

철저히 우리 연기로 모든게 결정난다.

이건 마치 올림픽급 긴장감.

태형이는 웬일인지 쉬는 날에 지인들 만나러 안가고 자기 방에만 쳐박혀 있다. 게임이나 하고있겠지.

“형… 태형이 형 언제 나오는거에여? 저 형은 화장실도 안가나?”

“기달려바. 저렇게 게임하다가…이제 나올때 됐어.”

나도 어느새 파악하고 있던 태형이의 패턴..

말 끝나기가 무섭게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이미 우리는 주방 구석탱이에서 각을 잡고 있었다.

시작한다?

입모양으로 연극의 개시를 알렸다.

“그게 무슨소리야, 정국아.”

아. 조금 컸나?

분명 들었겠지….?

“말 그대로예요. 안될거 없잖아요.”

몇일 간 구상한 대본이 머릿속에 펼쳐진다.

정국이가 표정까지 진지해져서, 나도 덩달아 진지해졌다.

주방쪽으로 향해 오던 태형이 발소리가 멎는다.

들었구나.

“…정국아. 이러지마..난..난 모르겠어.”

“태형이형 때문이에요? 헤어졌다면서. 아직 미련있어요? 잘 생각해봐요. 형이랑 태형이형 싸울때마다 내가 옆에서 얼마나 힘들었는 줄 알아요? 난 형 힘들게 안해요. 다 이해해 줄 수 있어요. 형이랑 나랑은 평소에도 잘맞잖아. 우린 싸울일도 별로 없을거야. 아님, 멤버들 때문에 그래요? 형들한텐 내가 다 말할게요.”

오, 저 자식. 언제 저렇게 연습했지?

너무 현실감이 들어서 기분이 이상해질 정도다.

역시 황금막내 전정국. 연기도 섭렵하겠다?

내가 이래보여도 연극영화과야. 내 실력 한번 보여주지.

“정국아..나 태형이랑 헤어진지 별로 안됐어. 니가 이러면 나도 힘들어.. 태형이랑 헤어지고서 바로 너랑 사귀면 내가 뭐가돼?…..난 못하겠어.”

“형….제발. 태형이형이 지금까지 형 다시 안잡는거 보면 답 나왔잖아요. 어떻게해야..제가 어떻게 하면 받아줄거에요? 저 지금까지 제 마음 숨기느라 힘들었어요. 형이랑 장난치면서도 순간순간 떨려서 혼자 얼굴 식힐때도 많았고요.”

뭐야. 뭘 저렇게 세세하게 읊어? 지가 느낀것처럼…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봤어..

저건 우리가 말했던 내용에도 없는 건데..?

나는 속으로 살짝 당황해서 어떤 말을 해야 할지 까먹었다.

“……태형이형이랑 사귈때야, 제가 참았지만..저도 이젠 못참겠어요. 숨기는거 힘들어요….진심으로 좋아해요, 형.”

“………생각 좀 해볼게.”

원래 생각뒀던 마지막 멘트가 있었는데.

간단한 말로 우리의 연기는 끝이 났다.

귀에 태형이의 급하고도 조심스러운 발자국 소리가 멀어져간다.

“…………”

분위기 이상하다.

왜이래.

“야…연기 힘들다…그,그치..?”

억지로 톤을 끌어올려본다.

“…..그러게요.”

정국이가 곧 픽,하고 웃으며 말해왔다.

“형 중간에 대사 까먹었죠?ㅋㅋㅋㅋ내 연기에 말렸고만?”

“야,씨. 아니거든???내가 연영관데,어?”

“됐어요. 딱 걸렸어. 아, 혹시 내 연기에 뭐 설레기라도 했나?~핫,촤…역시 이놈의..크~~”

내 눈앞에 보인 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 전루살이가 있었다.

아 쪽팔리게 괜히 당황탔네;;;;;

“야 너 연기 함 해바라. 쫌 하네 제이케이~역시 못하는게 없어.”

나는 방으로 돌아왔다.

하…..태형이한테 이게 먹힐까?

나름 자존심 있는 앤데.

*

먹혔다. 제대로 먹혔어.

난 속으로 나이스샷-을 외치며 표정관리를 했다.

“뭔데?”

“…….미안해요 형.”

“니가 뭐가? 다 내가 잘못했지~내가 나쁜놈이잖아?”

“……….저 형이랑 절대 못헤어져요. 이제 내가 다 이해할게요. 한번만 봐줘요..”

진작 그렇게 나왔어야지.

연기사건이 있고서 바로 다음날.

잠을 못잤는지 얼굴은 푸석해졌고 다크써클이 심하게 내려온 모습을 하고서 사과해온다.

그런 널 보는 내 마음이 아프지만…나도 그때 많이 화났었단다~

“너 그럼 내가 정국이랑 손잡고 껴안아도 아무말 안할수 있어?”

확실히 못을 박아야한다.

“……….”

입술만 깨무는 태형이.

“왜 말이없어.”

“….형 정국이 좋아해요?”

“ㅁ,뭐…?”

뭐지?? 갑자기 그얘기가 왜나와?

“하…..진짜 말 안하려 했는데. 나 어제 다 들었어요. 정국이가 형한테 고백하는거.”

응 그렇겠지.

“왜 바로 거절 안했어요? 생각해본다고? 그래서, 생각해봤어요? 결론이 뭔데요? 나랑 이렇게 헤어지고 전정국이랑 사귈거야?”

“아니,태형아..”

소심하게 나올줄 알았는데 오히려 전세가 역전된 느낌이다.

“시발. 그러게 내가 전정국이 자꾸 형 만질때부터 알아봤어요.”

급기야 욕까지;;;김태형 성질 하고는.

어쨌든 저러는거 보니, 우리의 연기가 제대로긴 했나보다.

“지금 딱 말해요. 나야, 전정국이야?”

“…..나는..”

“아니, 그냥 말하지마요. 말하지 말고.. 그냥 나한테 한번 더 기회를 줘요. 나 형 사랑해요…좋아하는것도 아니고 사랑한다고요. 사랑해서 그랬어요. 형이 너무 예뻐서, 누가 맘대로 만지고 그러면 나도 모르게 질투나요. 난 너무 소중해서 제대로 만지지도 못하는데, 정국이는 아무렇지도 않게 만지니까.”

이야. 뻥도 잘치지 태형이.

소중? 제대로 못만져? 개뿔이,진짜.

내가 힘들다고 그만하라고 울면서 사정사정 하는데도 동틀때까지 밀어붙이던게 누구더라?

물론 입밖으로 낼 순 없었다.

*

결국 우리는 다시 사귀기로 했다.

결국 김태형의 공세에 넘어간 나는 정국이와 짰던 연기스토리를 말해줬고, 허탈해하는 태형이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얌마. 그니깐 잘하라구. 정국이는 나한테 그런 감정 1도 없으니까 이제 우리 둘이 놀아도 너무 머라하지마.. 걘 그냥 나 놀리는게 좋은 막내일 뿐이야.”

“알겠어요. 노력해볼게요. 흐흫 근데 다시 형이랑 이러니깐 조타^ㅁ^ 나 그동안 넘 힘들어쏘요..”

“넌 힘들었단 애가…어떻게 3주동안을 그러냐? 내가 연기안했으면 아주..그냥 그대로 헤어졌겠다?”

“형. 그럴리가요. 어차피 그때 너무 힘들고 슬퍼서 제가 사과하려했어요. 근데 내가 둘이 하는 말 듣고 얼마나 놀랬는지 알아요? 진짜 심장이 막 철렁하는 기분.. 형이 정국이한테 갈까봐 그날 잠도 못잤어요.사실 쪼금 울었어요…”

“쳇. 나도 힘들었어 바보야.”

괜히 울컥했다.

우린 서로가 없으면 안되나봐.

“…..형..우리 그럼…화해기념으로다가…어뜨케 찐하게 한번 할꽈?”

와장창.

뭐 깨지는 소리 안들리세요?

이 아련한 분위기를 이렇게 깨다니;;

“뭐, 이런 미친..!멤버들 다있는데 뭘해??”

“아이, 혀어엉~^—^ 사랑해요 힛”

“아니, 나도 사랑,은 하는데..!…;;;오지마라…??오지ㅁ..읍..!”

내 입술이 먹혀들어갔다.

이자식 미쳤나. 멤버들 다있는데.

어쭈? 손까지 들어와.

아씨 진짜 오랜만인데. 나도 이제 모르겠다;

*

어제 멤버들 들을까봐 숨까지 죽이고 하느라 진이 다빠졌다.

오랜만에 해서 그런가, 또 그 큰걸 받아들이느라 몸이 쑤신다.

달방촬영하는데 죽을것같았다 진짜;;;;

“형 ㅋㅋㅋㅋㅋ이거 봐바 미치게따 짓짜,크크킄”

쉬는시간에 정국이가 나한테 영상을 보여줬다.

엄청 웃겨서 같이 떠들고 있으니까, 태형이가 왔다.

“…..형. 일로 와요.”

“끽끼긱 끄윽끅끅 태형아 너도 이거쫌 봐바 킄크”

“아씨. 그만하고 오라고요.쫌.”

“..;;;;;;;또 왜그러는데”

저새낀;;; 어제 실컷 해대고서는 오늘 왜저렇게 저기압이야

“형 전정국이랑 있지마요.”

“뭐…?;;왜 또. 어제 안그런다고 약속했잖어.”

“하..어젠..하….됐고, 있지말라면 있지마요. 형은 진짜 아무것도 몰라.”

내 표정이 썩어들어 간다. 어떻게 변덕이 저렇게 심하지???

“형. 부탁이에요. 그래, 놀긴 노는데. 너무 그..붙어있진 말라고요…”

태형이가 울것같은 눈이다.

그렇게까지 할일인가….?

원래 누가 우는 모습에 약한 나는 그저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다.

그래. 내 질투많은 연하애인이 부탁하는 건데. 좀 들어주자.

*

태형은 이를 꽉 물었다.

석진이 말만 믿고 다 이해해 주려 했는데.

어제 석진이와 한바탕 뒹군 후 방에 돌아가 휴대폰을 확인했더니, 와있던 문자.

그게 태형이의 심기를 뒤틀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형. 석진이형이랑 화해했다면서요. 아쉽네. 나 어제 그거 연기가 아니라 진심이었거든요. 적어도 나는요. 앞으로 한번만 더 이런 일 생기면 그땐 저도 이렇게 안끝내요. 제발 석진이형한테 잘해줘요.’

발신자. 전정국.

뷔진, 우리는 딱 그 정도였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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뷔진, 우리는 딱 그 정도였다. 上

W. 도키도키

우리 사이를 정의하자면, 멤버 사이 혹은 동료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적당한 관계. 그 관계가 미묘하게 어색하게 된 거는 너도 나도 자각하지 못하였다. 각 회사에서 흔히들 미는 브로맨스에 너도 나도 멤버들도 동참하였다. 그 중 김태형과 나는 팬들사이에서 종종 엮이고는 했다. 이제는 지인들사이에서도 회사에서도 카메라가 없을 때에도 김태형과 엮고는 했다. 태형이는 그럴때마다 내 눈치를 살피더니, 표정이 굳어지고는 했다. 아마 태형이 입장에서는 기분나쁠 수 있는 상황인가보다. 하고 넘겼었다. 저보다는 어린 태형은 감정을 숨기는게 어색했고, 표현 또한 직설적이었다.

하루는 정국이와 장난을 친다고, 정도가 심해져서 엎치락 뒤치락 하다가 정국이의 손이 내 티셔츠 사이로 들어온 적이 있었다. 때마침 태형이 그걸 보고는 못 본 걸 본거마냥 표정이 엄청 굳어졌었다. 태형은 속에서 삭히던 말을 저도 모르게 꺼내었었다.

“역겨워…”

그 순간 정적이 감돌았다. 정국이와 나는 시선을 마주치며, 눈빛으로 말을 건넸다. ‘내가 제대로 들은거 맞아? 쟤 왜저래?’ ‘그러게요…태형이형 미쳤나봐’ 정국이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 일이 있은 후에 태형은 평소와 같았다. 여전히 카메라가 돌아가면 나랑 붙어먹었고, 카메라가 꺼지면 언제 붙어있었냐는 듯 다른 멤버들한테 쪼로록 달려가서 재잘거렸다. 나는 곰곰히 생각을 해본다. 내가 태형이와 어색한 사이었나…연습생 시절때만해도 ‘형,형’ 거리면서 옆에 한시도 떨어지지 않으려고 했는데, 언제 저렇게 컸는지.

“귀염성이 없어졌어”

“뭐가요?”

태형이 옆에 있던 지민이 어느새 내 옆에 앉으며 내 혼잣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지민은 ‘아~김태형?’ 거리면서 눈치를 챘다. 역시 눈치가 빠르다.

“너 언제 내 옆에 왔냐.”

“김태형 골려주려고요”

뜻모를 말을 하고는 지민은 연신 장난끼 가득한 얼굴로 내 뒷목을 주물거리며 만졌다. 멤버들간에도 늘 있는 스킨십이 이제는 은연중에 익숙해진 모양이다. 태형은 아까부터 힐끔힐끔 나와 지민이를 곁눈질했다. 그러다가도 나와 눈이 마주치면 태형이는 표정이 굳어졌다 펴졌다를 연신 반복중이었다.

“지민아”

“네”

“태형이는 내가 어려운건가”

내 말에 지민은 잠시 생각을 하더니 끅끅되며 웃었다.

“아니, 행님. 김태형 지금 사춘기라 그래요”

“사춘기면, 다른 형들한테도 똑같아야 되는거 아니야? 왜 나한테만 그래? 맏형이라 그래?”

사춘기라는 한마디에 석진은 그간 하지 못했던 말을 다른 동생에게 입술이 툭 튀어나올정도로 조잘거리고 있다. 지민은 맏형의 모습이 여간 귀여워 보여서 툭 튀어나온 입술을 손바닥으로 톡톡 쳤다. 그 순간 지민과 태형의 눈이 마주쳤다.

“오구오구, 우리 석진이가 안 그런척해도 신경쓰고 있었구나~~”

“형은 어디다 버려놓고.. 기어오른다. 박지민..”

“그냥, 기다리고 있어봐요. 김태형도 생각이 많겠지. 그리고 형은 맏형같지 않은 맏형이라서 어려울것도 없죠”

지민은 말을 끝으로 석진의 입술을 다시 한번 더 톡톡 치고는 태형이 쪽으로 자리를 옮겨갔다. 태형은 무슨 말을 지민이 한테 하는지, 잡아먹을듯한 표정으로 한껏 열을 내고 있었다. 그에 대기실 한구석에서 자고 있던 윤기가 시끄럽다며 욕을 해대자. 태형은 조용히 ‘나 성났다’ 라는 표정으로 입을 꾸욱 다물었다.

태형이 뭘 좋아하더라, 나중에 진솔하게 단 둘이 이야기를 해볼까 싶다.

[진뷔] 김석진 x 김태형 리얼물 썰 : 네이버 블로그

[진뷔] 김석진 x 김태형 리얼물 썰

– 이 썰은 왓떱 토리님이 신청하셨습니다.

W. Basic

1.

석진은 방탄소년단의 맏형이었다. 그리고 석진의 연인은 같은 그룹 4차원 태형이었다. 사실 석진은 처음 태형을 보았을 때 잘 생겼네 나를 위협할수도 있겠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뿐이었다. 그것 말고는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태형의 붙임성은 생각보다 대단했다. 낯을 가리는 윤기와 단번에 친해지더니 남준도 애물단지 취급을 했지만 금세 태형을 아끼기 시작했다. 호석과 지민과는 무난하게 친해진 태형이었고, 사춘기 소년 정국과도 꽤나 친해져 농도 짙은 스킨십을 할 정도였다. 석진은 그저 뒤에서 모든 걸 관람할 뿐이었다. 저 아이가 대체 언제쯤 나와 친해지려고 할까 궁금해서였다. 하지만 태형은 석진에게만큼은 다가오지 않았다. 석진은 태형이 자신을 싫어하나라는 생각까지하게 되었다. 태형의 속사정은 모른채 말이다.

태형은 방탄소년단이라는 그룹에서 데뷔를 하게 될 거라는 실장님의 말씀을 듣게 되었다. 그리고 멤버들을 처음 보게 되었다. 태형은 그 중에서 가장 빛나는 석진을 보고는 첫 눈에 반하게 되었다. 그렇다, 태형은 얼빠였던 것이다. 태형은 석진의 외모에 반해 다른 멤버들과 무리 없이 친해지고서도 아직 석진과는 꽤나 어색해했다. 사실 친해지고 싶었지만 태형은 석진의 앞에만 서면 말수가 줄어들고 부끄러움을 타며 볼이 빨개지기 일쑤였다. 석진이 자신에게 다가오지 않자 그렇게 두 사람은 친해질 기미를 만들지 못 했다.

하지만 의외로 두 사람을 친해지게 만든 것은 애니였다. 두 사람은 애니를 좋아했기 때문에 (물론 태형이 티를 내기 전까지는 몰랐다.) 쉽게 친해질 수 있었다. 석진은 오랜만에 주어진 휴식 시간에 애니를 보고 있었다. 휴식 시간이 짧아 어디를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때 태형이 잠을 자기 위해 방에 들어오다가 석진이 보고 있는 화면에 졸림을 떨치고 집중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태형은 슬금슬금 석진에게 다가가 말을 걸기 시작했다. 석진은 태형이 말을 걸어올 줄은 몰랐기 때문에 꽤나 놀란 상태였다. 물론 내색은 하지 않았다.

” 형. ”

” 어? ”

” 그거 34화예요? 저 그거 못 봤는데 아직… 새로 나온 거 맞죠? ”

” 어어… ”

” 같이 보면 안 될까요? ”

” 안 될거야 없지. ”

태형이 스스럼 없이 석진이 엎드려 있던 침대 옆에 엎드려 해맑게 웃는 얼굴로 석진을 보고는 서둘러 애니에 집중했다. 그때 석진은 뭐 이런 애가 다 있지 하는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그 후로 두 사람은 수많은 공통점들을 찾게 되었다. 두 사람은 먹는 것도 꽤나 좋아해서 무언가를 먹으러도 잘 다녔다. 또, 석진은 자신이 한 음식을 엄청 좋아하는 태형 때문에 숙소에서 요리를 하는 일이 잦아졌다. 그렇게 두 사람은 서서히 친해지게 되었고, 석진은 태형의 귀여움에 태형은 석진의 다정함에 반하게 되었다. 물론 두 사람은 내색하지 않고 삽질만 끊임 없이 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방탄소년단이 녹음을 하고 뮤비를 찍고 데뷔를 한 뒤 마음 고생으로 끙끙 앓고 있는 두 사람에게 구원의 손길이 내밀어졌다. 남준은 석진에게 다가갔고 윤기는 태형에게 다가갔다. 마음 앓이를 하는 두 사람을 진작 알아차린 두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 형. 태형이 좋아하죠? ”

” 어? 그럼 좋아하지… ”

” 멤버로 말고요. ”

” …? 무… 무슨 소리야 김남준. ”

” 태형이 사랑하죠 형? ”

” … ”

” 다 아니까 솔직히 말해요. 김태형 어디가 좋아요 그렇게? ”

” 태형이 귀엽잖아 멍청하긴 한데 그런 거 챙겨주고 싶고… 보호본능도 있고. ”

” 완전 중증이다… 삽질 하지 말고 밀어 붙여요 형. 그러다가 누가 채갈라. ”

” 누가?! ”

” 그냥 하는 말이죠. ”

” … ”

” 남자답게. 오케이? ”

” ㅇ… 오케이. ”

” 김태형. ”

” 윤기 혀엉… ”

” 너 그렇게 기운 없게 연습할 거면 나가. ”

” … ”

” 뭔데. ”

” 흐응… ”

” 왜 또 울라 그러는데. 뭐냐고. ”

” 석진이 형이… ”

” 좋다고? ”

” ?! ”

” 멤버들 다 아는데 둘이서 삽질 하는 거야. 말 안 하려고 했는데 사귀든 쫑을 내든 좀 해라. 너 축 쳐져 있어서 정호석이랑 박지민 둘 다 조용하잖아. 그래서 팀 분위기도 우울하고. ”

” … ”

” 석진이 형이 고백하란 법 있냐. 네가 해도 돼 인마. ”

” … 윤기 형아. ”

” 들러 붙는 건 석진 형한테나 해. 얼른 가. ”

2.

윤기와 남준의 도움으로 두 사람은 우여곡절 끝에 사귀게 되었다. 하지만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가 위에서 떨어지게 되었다. 남자 아이돌이라면 필요하다는 호모덤. 소속사 대표가 태형을 은밀하게 불러 정국과 지민이랑 붙어 있으라는 얘기를 했다. 소속사 대표가 아마 두 사람을 태형과 밀어주려고 하는 것 같았다. 태형은 시무룩 해져서 진 형은 안 되냐고 물었지만 소속사 대표는 단호하게 결정을 내렸다. 태형은 한숨을 푹 내쉬고 당장 다음부터 있을 스케줄에서 지민과 정국 옆에 붙어 있어야 겠다고 생각 했다. 그리고 다음 스케줄을 이동하는 도중에 석진의 옆에 앉아 있어도 웃지 않고 축 쳐져 있었다. 석진은 그런 태형이 걱정 되서 무슨 일 있냐고 물었지만 태형은 그저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석진은 그런 태형의 머리를 자신의 어깨에 기대게 하고는 자라고 배려해 주었다. 태형은 자신을 배려해주는 석진을 떠나 다른 멤버 엎에 붙어 있을 생각을 하니까 기분이 더 우울해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편치 않은 마음으로 석진의 어깨에 기대 잠을 자기 시작했다.

매니저의 내리라는 말에 멤버들이 우르르 차 밖으로 내렸다. 사인회가 있던 터라 매니저가 팬들이 들어오기 전에 자리를 어떻게 앉으라고 지정하기 시작했다. 매니저의 얘기에 따라 석진 윤기 호석 남준 지민 태형 정국 순으로 앉게 되었다. 소속사 대표 말씀대로 두 사람에게 열심히 치대자고 태형은 다짐 했다. 그리고 이것 또한 비즈니스일 뿐이라고 속으로 자신을 잘 타일렀다. 물론 그 타이름을 석진은 꿈에도 모를 것이지만 말이다. 석진은 그저 태형의 옆에 앉으려던 작전이 실패해 조금 의기소침해 있는 상태였다. 윤기가 얼굴 좀 피라고 말을 하고 나서야 간신히 웃는 석진이었다.

팬싸인회 내내 태형은 지민과 정국에게 스킨십을 하고 환하게 웃기도 하고 장난도 쳤다. 지민이 그런 태형의 행동이 어딘가 과장 되어 보였는지 태형에게 귓속말을 하기 시작했다.

” 야. 김태형. 무슨 일이야? ”

” 대표님이… ”

” 혼났어 너? ”

” 대표님이 너랑 정국이랑 붙어 있으래… ”

” 왜?! ”

” 몰라… 무슨 민뷔 국뷔를 밀어야 한다고… ”

” 커플링? ”

” 그걸 그렇게 불러? ”

” 형. 사인 해요. ”

” 어어. 안녕하세요! 이름이 뭐예요? ”

지민이 사인을 하자 태형이 여기저기 둘러보며 마음을 다스리려고 했다. 그러다가 어떤 팬이 국뷔 행쇼! 정국아 태형이랑 더 붙어 봐! 라는 큰 소리가 들려왔고, 사인을 하던 멤버들의 시선이 정국과 태형에게 닿았다. 정국이 태형의 어깨동무를 해 끌어 당기고는 환하게 웃자 태형도 웃으며 자신들을 찍는 카메라를 응시했다. 석진은 손을 부들부들 떨며 분노를 잠 재울 뿐이었다.

그리고 그날 숙소에서는 석진과 태형의 전쟁이 발발하게 되었다. 석진은 평소 다정하다가도 태형과 관련된 일에 질투가 심했는데 이번에도 그것이 발동 된 것 같았다. 윤기랑 남준이 바닥에 앉아 그런 두 사람을 보며 흥미진진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고 호석과 지민은 혹시 몰라 전전긍긍하며 두 사람을 말릴 준비를 했다. 원인 제공자 정국은 거실 바닥에 아무렇게나 누워 자고 있었다.

” 김태형. 너 누가 스킨십 그렇게 하래. ”

” 내가 하고 싶어서 한 거 아니야! ”

” 그럼. 쟤네가 하고 싶어서 했어? ”

” 그런 것도 아니야! ”

” 그럼 뭔데. 뭐냐니까. ”

” 대표님이 쟤네랑 붙어 있으라고 했어! 그… 그 뭐더라. 그 지민아 뭐지? ”

” 바보야 커플링! ”

” 맞아 그거! ”

” 박지민 뭐라 그랬냐. ”

” 바ㅂ… 태태지 하하 태태죠 형님. ”

” 아무튼 그걸 왜 네가 해. 나도 아니고 쟤네랑. ”

” …으앙! 몰라!!! 나도 하기 싫어 싫다니까?! ”

” 후. 태형아. ”

” 대표님이 시켰어! 시켰단 말이야! ”

결국 그날의 싸움은 석진이 완벽하게 지고 말았다. 태형이 억울함에 눈물을 쏟았기 때문이다. 석진은 두손 두발 다 들고 다정하게 태형을 달랬고 태형은 울음을 그치고 이제 화내지 말라며 석진의 품으로 파고 들었다. 태형을 다정하게 안는 석진을 보며 멤버들의 표정은 썩어 들어갔다. 저럴거면 애초부터 왜 싸웠는지. 속으로 솔로 천국을 외치는 멤버들이었다. 자는 정국이 빼고.

3.

이번에 석진과 태형은 꽤나 크게 싸웠다. 싸운 이유를 보자면 이러했다. 걸그룹 멤버가 석진에게 번호를 주고 갔는데 석진이 거절을 안 했다는 이유에서였다. 물론 석진은 그때 당시 매우 당황스러워 멍하니 있는데 걸그룹 멤버가 쥐어주고 간 것 뿐이었다. 태형은 거기에 크게 삐쳐 정국의 옆에 찰싹 붙어 있었다. 그리고 정국은 태형이 자신에게 치대든 말든 아무렇지 않게 받아줄 뿐이었다. 그래서 석진의 표정도 꽤나 살벌했다. 당장 떨어지라고 말 하고 싶지만 참는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오늘 방탄소년단은 음악 방송을 하는 날이었는데 그래서 나란히 앉아 메이크업을 받고 있었다. 태형도 머리카락에 고정핀을 꽂고 메이크업이 덜 된 상태로 졸린 눈을 하고 있었다. 아침부터 나와 준비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졸릴만 했다. 태형이 이미 자고 있는 정국의 곁으로 가 정국의 몸 위로 누워 잠을 청하기 시작 했고 거울을 통해 그 모습을 보는 석진의 눈이 날카로워졌다. 당장 안 떨어지면 폭발할 것 같은 분위기였다. 그런 태형의 옆에 앉아 있던 지민이 어색하게 웃으며 불편하게 잠을 청하고 코디가 석진에게 잠시 쉬라고 말을 하자 석진은 재빨리 태형의 앞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태형은 잠든지 오래였다. 윤기가 그런 석진을 보고 넌지시 얘기하기 시작했다.

” 이번엔 형이 잘못했어. ”

” 나도 알아. 아니까 더 화나는 거지. ”

” 얼른 사과해 형. 쟤 뒤끝 긴 거 알잖아. ”

” 너무 길어서 탈이지. 아무튼 걱정 마 금방 해결할게. ”

” 그리고 정국이 좀 그만 째려 봐. 쟤 뚫리겠다. ”

” 후. ”

석진이 크게 한숨을 쉰 뒤 아무 의자에나 앉았다. 방탄소년단 무대 순서가 다가오자 다들 다시 바쁘게 준비를 마친 뒤 무대를 끝내고 대기실에 들어와 땀을 말리기 바빴다. 하지만 석진은 대기실을 둘러보다가 보이지 않는 태형의 모습에 의아하게 생각해 정국에게 태형의 행방을 물었다. 그러자 정국이 태평하게 오다가 선배 가수한테 잡혔다고 말했고, 석진은 그 말에 부리나케 태형을 찾으러 다녔다. 그리고 어디서 울망거리는 태형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그곳으로 가 남자 선배 앞에 서 있는 태형을 자신의 뒤로 끌어 당겼다.

” 혀엉… ”

” 뭐야 넌 또? ”

” 같은 그룹 맏형입니다. ”

” 그래? 아무튼 빠져. 너랑은 할 얘기 없으니까. ”

” 선배님 저랑 얘기하시죠. ”

” 내가 얘가 마음에 들어서 얘기 좀 하겠다니까. ”

” 별 하실 말씀 없으신 것 같은데 저희 이만 가보겠습니다. ”

” 할 말이 왜 없어 있다니까!! ”

” 선배님이 계셔도 저희가 없으니 가겠습니다. 후배들한테 이러지 마시죠. 후배들이 뭘 보고 배우겠습니까. ”

” 뭐?! ”

남자 선배가 석진을 향해 손을 들어 올렸지만 석진은 간단하게 제압해 버리고 뒤에서 바들바들 떨던 태형을 끌어 부품실로 향했다. 태형은 그제야 눈물을 쏟아내며 석진의 품에 안겼는데 석진은 그런 태형을 다정하게 토닥여줬다. 태형이 형 안 왔으면 큰일 났을 거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 시작했다.

” 혀엉… 고마워. ”

” 무사해서 다행이다. 내가 미안해… ”

” 아니야… 삐쳐 있어서 미안. 형이 번호를 준 것도 아닌데… ”

” 아니야. 제대로 거절 못 해서 더 미안. 다음엔 완전 매몰차게 거절 할 테니까 걱정 마. ”

” 응… ”

” 그리고 다음에 어디 가지 말고 나한테 꽉 붙어 있어. 알았지? ”

” 응! 당연하지 형! ”

석진이 태형을 품에 끌어 당겨 안으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4.

태형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집 안을 돌아다니는 멤버들을 보고 있을 뿐이었다. 다들 굉장히 분주해 보이는 게 없던 스케줄이라도 생겼나 하는 표정이었다. 그리고 잠에서 깨어나 부시시한 태형의 머리카락을 석진이 쓰다듬어 주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던 남준이 얼른 짐 안 챙기고 뭐 하냐며 타박을 했다. 태형은 설마 자신이 까먹은 스케줄이 있나 싶어 당황한 표정으로 석진을 쳐다봤다. 그러자 석진이 태형의 캐리어를 턱으로 가르키며 잘 챙겨놨으니 더 잘 거면 더 자도 된다고 다정스럽게 말했다. 태형은 우리 어디 가냐며 멍하니 남준을 향해 물었다. 그러자 남준이 정신 좀 챙기고 다니라며 오늘 해외 콘서트 가는 날이라고 답을 해줬다. 태형은 그제야 생각난 스케줄에 입을 쩍 벌리고 양치질부터 하기 시작했다. 석진은 태형을 쳐다보며 밥 하기 싫어 농땡이를 부리다가 태형이 씻으러 가자 결국 부엌으로 향했다. 그렇게 간단하게 음식을 해 멤버들을 다 먹인 석진이 아직 준비 중이라 못 나오고 있는 태형을 위해 팩으로 음식을 싸 차 안으로 가지고 들어갔다. 마지막으로 태형이 문 단속을 하고 나오자 차가 공항으로 출발했다. 그리고 그때 태형이 핸드폰 안 가지고 온 거 같다며 말을 해 매니저가 날카로운 눈빛으로 태형을 쳐다봤다. 하지만 석진이 챙겼다며 태형에게 건네주자 누그러진 눈빛으로 다시 운전에 집중했다. 태형이 고맙다며 석진에게 헤헤 웃고는 석진이 챙겨준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그 옆에서 정국이 먹고 또 먹고 있었다.

” 전정국 너. ”

” 왜요. ”

” 누가 태형이 거 뺏어 먹으래. ”

” 태형이 형 어차피 아침엔 입맛 없잖아요. 안 그래요 태형 형? ”

” 응? 그렇지! 그리고 공항 가서 더 먹으면 돼 형! ”

” …아유. 자기 밥 그릇도 못 챙기는 우리 태형이. 석진이 형 표정 봐라. ”

” 응? ”

” 아니야. 형이 맛있는 거 사줄게. ”

” 히. ”

석진이 순진무구한 태형의 표정을 보고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고는 이내 음식을 다 먹고는 이어폰을 핸드폰에 연결해 석진의 귀와 태형 자신의 귀에 한쪽 씩 꽂고 잠을 청하는 태형에게 석진은 자신의 어깨를 내줬다. 그렇게 몇 시간을 달려 공항에 도착을 했고, 매니저가 수속을 해주고 여권을 각자에게 돌려줬다. 태형이 면세점 안에 들어가 밥을 먹자며 신나게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었고, 멤버들은 어느 한 곳에 자리를 잡고는 간단한 배 채울 거리를 샀다. 석진이 받으러 간 사이에 태형이 지민과 장난을 치고 있었다.

” 박지민! ”

” 아 왜! ”

” 너 어제 왜 내 이어폰 썼어! ”

” 그거 남준 형이 나한테 가져다 준 거거든! ”

” 남준 형? ”

” 나 아닌데. ”

” 와! 저 형 발뺌하는 거 보소! ”

” 어디서 삿대질이야. ”

” … ”

” 내 친구 불쌍해… ”

” 안 불쌍하거든?! ”

” 시끄럽고 얼른 먹어 이거나. ”

석진이 식탁에 쟁반을 내려놓자 멤버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먹기 시작했다. 그렇게 먹기를 마친 멤버들은 비행기 시간이 다 되어 비행기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매니저가 나눠준 좌석대로 앉기 시작했다. 태형의 옆에는 윤기와 지민이 앉게 되었는데 윤기가 석진과 자리 바꾸자며 눈치 있게 행동했다. 석진은 윤기를 향해 동생 잘 뒀다는 흐뭇한 눈빛을 보냈고 윤기는 그 눈빛을 무시했다. 그렇게 석진은 비행기 안에서 끊임없이 태형을 챙겨줬다. 태형은 그런 석진의 팔에 매달려 애교를 시전했고 말이다.

5.

태형은 한가로운 주말에 석진의 몸 위로 꾸물거리며 올라가 잠을 자고 있는 상태였다. 분명 아까 전까지만 해도 자신의 방에서 잘 자고 있던 태형은 이불을 질질 끌고 석진의 방으로 옮겨 왔던 것이다. 석진은 그런 태형을 토닥거리며 자신도 다시 잠을 청했다. 그리고 그런 두 사람을 깨운 것은 남준이었다. 석진에게 멤버들의 식사를 부탁한 남준은 회사로 일을 하러 갔다. 윤기도 뒤이어 씻고 나오더니 대충 옷을 입고 간다고 손을 흔들었다. 석진이 자신의 옆에서 비몽사몽 하고 있던 태형에게 샌드위치를 쥐어 주고는 윤기에게 가져다 주라고 시켰다. 태형은 나가려는 윤기를 발견하고 샌드위치를 손에 넘겨줬다. 윤기가 고맙다고 석진과 태형에게 말하고는 숙소를 빠져나갔다. 태형은 다시 석진의 넓은 등에 매달려 치대고 있었다. 석진은 익숙하다는 듯이 태형을 등에 달고도 잘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호석이 일어나 배를 벅벅 긁으며 나오고 있었다. 석진이 쉬는 날인데 어디 가냐고 물었고, 호석은 연습 가려고 일찍 일어났다고 말했다. 석진이 단체 연습은 저녁인데 더 자도 된다고 말하자 호석은 가사 쓸 게 있다며 고개를 저었다. 태형은 그 말을 듣고 싸이퍼를 중얼 거렸고 호석은 못 말린다는 듯이 웃었다. 석진은 그렇게 호석까지 연습실로 보내고는 거실에 태형을 껴안고 누워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 태형아 우리 나갈까? ”

” 으응… 아니 별로… ”

” 왜? ”

” 형이랑 숙소에서 이러고 있는 게 좋아. 밖에 나가면 이렇게 못 하잖아. ”

” 우리 태형이 형이랑 붙어 있는 게 좋았어? ”

” 응! 좋아! ”

” 예쁘네. ”

” 웩. 아침부터 내 시력이 공격 받았다! ”

” 에? ”

” 박지민 시끄럽게 하지 말고 밥이나 먹어. ”

” 오. 석진 형님 사랑합니데이. ”

” 능글 맞은 녀석. ”

” 흐흥. ”

태형이 지민의 모습에 웃기다는 듯이 석진의 품으로 더 파고들었고, 지민은 부엌으로 들어갔다. 지민은 얼마 뒤 만족스럽게 배를 두드리며 방과 화장실을 오가며 준비를 마친 뒤 어딘가로 나갔다. 태형이 어디 가냐고 묻자 보컬 연습이라며 간단하게 답하고 사라졌다. 태형도 연습하러 가자며 석진의 품에서 벗어나자 석진이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시고는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태형이 준비를 마치고 정국을 깨우는데 꽤나 고군분투 하고 있었다.

” 전정구욱!! ”

” 아, 왜요. ”

” 일어나 일어나라고!!! ”

” 싫어요. 저녁 연습이라며요 오늘. ”

” 그래도 우리까지 연습하러 갈 건데 너 깨는 건 보고 가야지 우리가! ”

” 태형아 비켜 봐. ”

” 어? ”

석진이 정국의 얼굴에 냉동고에서 가져온 얼음주머니를 올려놓자 정국이 깜짝 놀라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한숨을 내쉬며 얼음 주머니로 붓기를 빼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곧 따라 갈 테니 먼저 가라며 두 사람을 내쫓듯 문을 닫았다. 태형이 석진의 팔에 팔짱을 끼고는 회사로 향했다. 회사 연습실에 들어 오자마자 석진이 태형을 향해 뽀뽀 세례를 날리고는 태형의 볼을 부여잡고 환하게 웃었다. 태형도 찌그러진 얼굴로 모지리 웃음을 지으며 석진의 허리에 팔을 감았다.

한국은 토요일이네요! 토요일에는 뭐다? 달리는 거다! 워후! 올릴 게 너무 많아서 걱정이에요….

작가는 눈팅보다는 공감, 공감보다는 덧글을 좋아합니다 ♥️

썰 소재는 잡담 게시판 글에서 받습니다.

[뷔진]I realize you!

* 진총전력, 키워드 리얼물.

* RPS, 진짜 RPS 주의.

* 리얼물 쓰다가 잡혀가는 거 아닐까 생각도 해봤는데… 쓰고 싶으니까 그냥 써봅니다.

* 더 늦기 전에 핸드폰으로 올립니다. 맞춤법 검사 및 퇴고는 나중에 할게요.ㅠㅅㅠ…

똑똑, 노크소리가 경쾌하게 공간을 울렸다. 네, 들어오세요. 하는 가벼운 대답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태형이었다.

“팬입니다.”

“어이고, 대기실까지. 극성팬이신가보네요. 사인이라도 해드릴까요?”

“악수까지 해주시면 더 감사하죠.”

능청스럽게 손까지 내미는 태형에 석진이 환하게 웃었다.

I realize you!

뷔진

“하여간 장난은.”

“장난이라니, 완전 진심인데요.”

태형의 손에는 작은 꽃다발이 들려있었다. 안개꽃 하나없이 백합만 몇송이. 프리지아가 새로운 시작이라기에 그걸로 사려다가 백합이 훨씬 형이랑 어울리는 것 같아서 중간에 바꿨다며, 플로리스트가 살짝 찡그렸는데 거기다가 활짝 웃어줬다고 태형이 덧붙였다. 석진은 백합을 받고 다시 밝게 웃어주는 걸로 값을 대신했다.

“그보다, 떨리지는 않아요?”

“당연히 떨리지. 배우 데뷔잖아.우리 데뷔할때만큼 떨려.”

석진은 배우 데뷔를 코앞에 두고 있었다. 첫 촬영 스탠바이 전, 웃고는 있지만 입술이 바짝바짝 마르는 차에 태형이 찾아온 것이었다.

석진이 맡은 역은 서브 남주인공이었다. 요즘 대세라고 칭해지는 신예 작가의 신작 드라마였다. 꽤나 비중있는 역에 아이돌이라니. 석진의 캐스팅 기사가 뜨고 댓글창은 한참이나 시끄러웠다. 통과의례 같은 거였다. 아이돌의 배우 데뷔란 언제나 그런 것이었다.

석진은 예상을 했으면서도 차가운 반응들에 상처를 받았다. 태형의 위로와 팬들로 보이는 댓글들의 응원이 있었지만 생각보다 큰 타격에 혼자 앓아야했다. 그래도 연영과인데 다른 아이돌보다는 낫지 않겠냐는 말은 부담으로 다가왔다. 내가 잘할수 있을까? 아무도 답해주지 않는 질문을 잡고 며칠밤을 새다가 이렇게 대기실에 앉아있었다. 억지로 청한 잠에 피부가 썩 좋은 상태는 아니었다. 아무리 훌륭한 화장술이 있다지만 요즘은 HD시대. 지금도 욕 먹고 있는데 피부까지 안좋다고 또 한마디 붙는 거 아닐까. 석진은 괜한 걱정을 했다.

자기 일이 아니라 그러는지, 티를 안내니 괜찮은 줄로만 아는건지, 태형은 여유가 넘쳐보였다. 휘파람을 불면서 대기실을 둘러보기도 하고, 다른 배우들이 두고 간 대본을 뒤적거리기도 했다. 가수 대기실과 별 차이도 없는데 배우 대기실은 이렇게 생겼구나- 하며 어슬렁거렸다. 궁금한 건 뭐 그리 많은지 여기저기 뒤적거리더니 결국 대본 하나를 주워와 석진의 옆에 앉았다.

“형 대본은 다 봤어요?”

“그럼, 곧 촬영인데.”

“대본 얼마나 나왔어요”

“지금 5편까지.”

“으음- 생각보다 빨리 나오네요.”

그 말을 하며 태형은 대본을 펴서 읽기 시작했다. 그러 마음대로 읽으면 안되는데… 하는 석진의 말은 다시 입으로 먹혀들어가고 말았다. 재미있는 소설책이라도 보듯이 한장한장 읽어나가는 태형을 보며 석진은 남몰래 한숨을 쉬었다. 쟤는 응원을 하러온거야 구경을 하러온거야. 분명 출발할 때는 전자였을텐데 태형은 임무를 잊고 있었다. 곧 촬영 들어간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저렇게 속 편한 건가. 곧 있을 촬영 때문에 머리가 아파오는데 태형까지 저러니 석진은 속이 영 편하지 못했다. 어딘가 잔뜩 불편한 표정으로 쳐다봐도 태형은 꿈쩍을 안했다.

그러던 태형이 갑자기 박장대소하기 시작했다.

“뭐, 뭐 왜 그래?”

“형! 여기 좀 봐요. 크… 와,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이거 너무 현실성이 없는데요?”

“뭐? 어디가?”

“여기요. 형이 먹는 걸 멈추고 부모님 마중 나간다고 하잖아요. 형이 먹는 걸 멈출리가 없는데? 차라리 더 빨리 먹고 나간다는게 말이 되죠.”

석진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태형을 쳐다봤다. 응원은 한마디 없이 와서 한거라곤 놀리는 것 뿐. 꽃다발은 고마웠지만 나머지는 영 미웠다.

“너는 응원은 못해줄망정!”

“이제 긴장 다 풀렸나보네요.”

어? 어… 석진이 벙쪘다. 그리고 그런 석진을 보며 태형이 미소지었다.

“형. 아까 들어오면서 장난칠 때도 뻣뻣하게 굳어서 장난 받는 것도 어색했던 거 알아요? 어색하진-”

“어, 어… 그랬나…”

“너무 긴장히자마요. 어차피 잘할텐데 뭘.”

“…고마워.”

그게 김태형만의 응원이었다. 어려보여도 결정적일때 한방씩, 다 알고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린 애인, 생각보다 자신을 깊게 위해주는 김태형. 석진은 아주 조금 감동받았다. 아주 조금이라고 억지부리면서도 괜스레 뿌듯했다.

“감독님이 준비되면 나오래요. 아직 좀 남긴 했는데 현장 분위기도 보고 그래야한다고.”

“응.”

“뭐 못나가겠으면 나랑 이렇게 단둘이 있는 것도 괜찮고.”

밀실이어봤자 아무것도 못하면서. 따로 할 수 있는 것도 없으면서 태형은 그렇게 말했다.

“됐다. 나 이제 나가볼래. 대기실에 계속 있을거야?”

“아, 1화 대본만 다 읽고 나갈게요. 이거 재미있네.”

“그럼 먼저 나간다.”

석진은 다시 대본을 읽는 태형을 두고 대기실을 나섰다. 혼자 있을때보다 훨씬 풀린 자신이 느껴졌다.

편한 얼굴로 복도를 걷던 석진의 얼굴에 느낌표가 떠올랐다. 지금 태형이 읽는 대본은 1화, 분명 자신과 여주인공의 첫만남도 대본에 있을 것이다. 드라마 거의 끝부분에 있어서 아직 태형이 읽지 못했겠지만… 석진은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왔다. 태형이 울상짓고 화를 내는 모습이 그려졌다.

*

[먼저 갈게요. 촬영 잘하고 돌아와요.]

문자에서 냉기가 흘러나오는 것 같다고 석진은 생각했다. 평소와 같은 이모티콘 하나 없이 온점까지 딱딱 찍어서 보낸 문자. 다 읽었구나. 석진은 입을 삐쭉 내밀었다.

“일이잖아- 일!”

그 말을 주문처럼 외쳤다. 나도 달갑지 않다고, 석진은 아무 잘못도 없는 입술만 씹었다.

“김석진 씨! 곧 촬영 들어걀게요. 준비하고 계세요!”

멀리서 스탭의 목소리가 들렸다. 세트에서 첫촬영, 방송국 밖에서 두번째 촬영. 두번째 촬영이 석진과 태형이 걱정하는 그 씬이었다. 여주인공과의 첫만남.

“여주인공이 김태형이었으면 좋겠다.”

석진은 말도 안되는 소리를 뱉었다가 놀라서 입을 감췄다. 다행히도 아무도 듣지 못한 것 같았다.

다시 생각해봐도 말도 안되는 소리였다. 태형이 들으면 난리를 쳤을 말이기도 했고. “제가 왜 여주인공이에요? 여주인공은 형이지!” 이미 태형은 집에 돌아갔을텐데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여주인공이 누군지는 나중에 결정하기로 하고… 그보다 집에 돌아가서 태형을 달래줄 걱정이 더 시급했다. 아마 지금 사태를 다 알고 있는 것 같은데 벌써부터 화나있는 건 아닌지. 석진은 이마를 짚고 눈을 감았다.

“아니지. 지금 급한 건 내 데뷔지.”

고개를 세차게 흔들고 눈을 떴다. 스탭이 자신을 데리러 오는 것이 보였다.

어린 애인도 애인이지만 제일 급한 건 촬영. 석진은 생각보다 더 프로였다.

*

“어떻게 고개를 돌리다가 뽀뽀를 할 수가 있어요? 어이가 없네! 키 차이가 얼마나 나는데? 어? 우연이라도 그렇지! 작가가 누군데 그걸 그렇게 써요?!”

석진이 집에 들어오자마자 태형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그 목소리가 얼마나 컸냐하면 방 안에 있던 정국이 방문을 열고 동태를 살필 정도였다.

“형, 무슨 일 있어요?”

정국의 물음에 태형은 외면으로 답했다. 정국이가 뭘 잘못한 것도 아닌데, 태형의 가시가 정국에게까지 톡톡 쏘아졌다. 석진이 어색하게 웃으며 아무 일도 없다고 대답을 하고 나서야 정국이 다시 방 안으로 들어갔다. 태형이 저렇게 버티고 있는 걸 보니 뭔 일이 있기는 한 것 같은데… 하는 표정이었다.

가볍게 용기를 건네던 애인은 어디가고 사탕을 빼앗긴 7살 어린이처럼 퉁퉁 불어있는 태형만 남아있었다. 유치하다는 말이 목끝까지 차올랐지만 석진도 변명거리가 없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저렇게 삐쳐있는 것이 이해 안되는 것도 아니었다.

태형이 저렇게 불어있는 건 석진과 여주인공의 첫만남, 그러니까 키스신 때문이었다. 키스라고 말하긴 뭐할정도로 유치한 뽀뽀신이었지만.

석진과 태형이 사귀고 첫 스킨십까지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렸으니 만나자마자 있는 그런 장면에 태형이 언짢은 것도 이해가 갔다.

그래도 우선 애인이니까. 이럴까봐 말 한마디 안꺼낸 거지만 알게 된 이상 어쩔 수 없었다. 방송으로 처음 마주하게 하는 것보다는 이게 더 나은 건가 싶기도 했다.

“미안해, 내가.”

“…형이 뭐가요.”

“그런 장면이 있다는 거, 또 미리 말 안한 것도 미안하고.”

“…형이 대본 쓰는 것도 아닌데. 일이잖아요, 비즈니스.”

굽히고 들어오는 석진에 태형도 금세 표정이 풀렸다. 태형도 이해를 아에 못하는 건 아니었다. 꽤 비중있는 역할을 맡았으니 여주인공과 부딪히는 씬도 많겠지, 이미 예상한 바였다. 그때면 뒤에서 이를 갈더라도 앞에서는 쿨한 척해야지, 하는 생각도 했던 태형이었다. 그러나 혼자 마주한 장면의 실체는 충격이었다. 첫만남부터 뽀뽀? 우리가 뽀뽀하는데까지 얼마나 걸렸는데? 삐죽삐죽 못된 마음이 고개를 들었다. 당장이라도 촬영장에 나간 석진을 잡아오고 싶었지만 또 그러면 안된다는 사실을 똑똑히 알고있었다. 이딴거 써져있는 대본을 찢어버릴까, 했지만 자신의 것도 아닌 대본을 마음대로 훼손할 수도 없었다. 결국 아오! 소리치며 의자에 대본을 내리꽂는 걸로 분노를 대신했다.

“그만 미안해해요. 그런 표정 지으면 내가 더 미안하잖아요.”

“그래도.”

“미안하면 우리도 드라마 하나 찍는 걸로 합시다. 저예산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19세로다가. 남주인공은 제가 할게요. 여주… 아니 나머지 남주인공은 형이 해요.”

울상을 짓는 석진에게 태형이 장난을 걸었다. 이 역시도 태형의 방식.

“출연료는 얼마나 필요해요? 노출씬 많을 건데 그럼 좀 더 비싸게 줘야하나?”

“너 이번에 나 출연료 모르지? 그거 알면 너 캐스팅 포기할 것 같은데?”

결국은 석진이 웃었다. 서로 마주보며, 지금 이 대화가 웃기는 걸 두 사람도 알고는 있는지 둘 다 히히 소리를 내며 웃고 있었다.

태형이 바닥에 벌렁 엎어졌다. 석진도 그런 태형을 보며 슬금슬금 누웠다. 서로 마주보며 두 사람은 다시 웃기 시작했다.

“우리 극본은 누가 쓸까요? 형이 쓸래요? 아니면 반반?”

“글쎄… 팬들이 쓴것도 많던데. 팬픽? 뭐 그런거. 참고라도 해볼래?”

“저는 무조건 해피엔딩이 좋던데. 좋은 거 있어요?”

읽다가 얼굴 새빨개져서 창을 꺼버렸던 기억이 있지만, 찾아보면 좋은 것도 있지 않을까. 각각의 머릿속에 똑같은 생각이 떠올랐다.

“키스신은 꼭 넣는 걸로 해요. 한 35번정도.”

“입술 다 닳겠다. 35번 있다고 35만 하는 것도 아니잖아. NG도 있고 앵글 따라 재촬영도 있고.”

“더 많이 찍으면 저야 땡큐죠.”

응큼하긴, 석진이 태형의 허리를 콕 찔렀다.

“19세로 하자며. 대체 뭘 넣고 싶은거야.”

“들을 건 다 들었네요. 뭐 넣을지 다 알고 있으면서 모르는 척.”

형이 더 응큼해요, 태형이 석진의 볼을 콕 찔렀다.

“드라마는 나중에 생각하고.”

“응?”

“우선 소독부터 하죠?”

“무슨 소독?”

“더럽혀진 이 입술이요.”

태형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앉은 채로 슬금슬금 석진에게 가까워지더니 씨익, 아주 맑게 웃었다. 저 웃음이 그렇게 순수해보이지는 않는데… 석진이 생각했다.

아직 누워있는 석진과 그 옆에 앉은 태형. 태형이 손을 들더니 석진을 향해 몸을 틀었다. 그러더니 석진의 손목을 턱턱 잡았다. 손은 바닥에 결박.

“본 건 많아가지고…”

“한번쯤 해보고 싶었어요.”

태형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림자 때문에 시야가 어두워지는 걸 보며 석진은 눈을 꼭 감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벌써 드라마가 시작됐나보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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