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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가을 시 | [가을시] 가을에 관한 및 짧은 글귀 모든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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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시 모음,아름다운 시모음,짧은시 – 강사의 다이어리

가을 시 모음,아름다운 시모음,짧은시 … 풍요의 계절입니다. 아닙니다. … 슬픔의 계절입니다. 그래요. … 이율배반의 계절입니다. 미묘한 생각의 차이가 삶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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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7505.tistory.com

Date Published: 6/4/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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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짧은 가을시 모음> – 꿀단지의 향기

[스크랩] <짧은 가을시 모음>. 꿀꿀단지 2017. 8. 30. 09:25. 가 을 / 강은교. 기쁨을 따라갔네 작은 오두막이었네 슬픔과 둘이 살고 있었네. 슬픔이 집을 비울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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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sjhk2256.tistory.com

Date Published: 7/12/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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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관한 짧은 시 모음/ 남정림, 용혜원 : 네이버 블로그

짧은 가을 시이죠. ​. 가을이 오기만 하면. 황금빛 날개로 가을 연인들을. 덮어 주고 싶었던 시인의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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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klw.or.kr:5009

Date Published: 7/26/2022

View: 3423

가을에 어울리는 시 모음 읊어보세요 – 뚱나리 happy story

[ 재생 버튼을 클릭하시면 브금이 나옵니다 ] 안녕하세요~ 뚱나리 happy story입니다! 오늘은 가을에 어울리는 시 모음 모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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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yjsh5575.tistory.com

Date Published: 5/27/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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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가을에 관한 짧은 시 – Daum 블로그

가을엽서 안도현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 … [스크랩] 가을에 관한 짧은 시. 푸른사랑 … 이 맑은 가을에 아름다운 숨결들이 여기저기 나부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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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blog.daum.net

Date Published: 10/18/2021

View: 6912

<가을 시 모음> 강인호의 ´가을에는´ 외 – 좋은글

좋은글,좋은생각,좋은시,시,명언,사랑시,독후감,독서감상문,서양명언,훈화,훈화백과,동양명언 – 좋은글[www.joung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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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Published: 6/29/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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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시] 가을에 관한 및 짧은 글귀
[가을시] 가을에 관한 및 짧은 글귀

주제에 대한 기사 평가 짧은 가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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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te Published: 2019.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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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시 모음,아름다운 시모음,짧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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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시 모음,아름다운 시모음,짧은시

가을 시 모음,아름다운 시모음,짧은시

가을에는 /강인호

물소리 맑아지는 가을에는

달빛이 깊어지는 가을에는

하늘이 높아지는 가을에는

쑥부쟁이 꽃피는 가을에는

어인 일인지 부끄러워진다

딱히 죄지은 것도 없는데

아무런 이유 없이 가을에게

자꾸만 내가 부끄러워진다

(강인호·시인)

가을의 소원 /안도현

적막의 포로가 되는 것

궁금한 게 없이 게을러지는 것

아무 이유 없이 걷는 것

햇볕이 슬어놓은 나락 냄새 맡는 것

마른풀처럼 더 이상 뻗지 않는 것

가끔 소낙비 흠씬 맞는 것

혼자 우는 것

울다가 잠자리처럼 임종하는 것

초록을 그리워하지 않는 것

(안도현·시인, 1961-)

솔로몬의 계절 / 이영균

가을,

황금 들녘, 천고마비

풍요의 계절입니다.

아닙니다.

추풍낙엽, 스산한 산천

슬픔의 계절입니다.

그래요.

희로애락, 풍요와 빈곤

이율배반의 계절입니다.

미묘한 생각의 차이가 삶의 무게를 달리합니다.

가을 들녘에 서서 / 홍해리

눈멀면

아름답지 않은 것 없고

귀먹으면

황홀치 않은 소리 있으랴

마음 버리면

모든 것이 가득하니

다 주어버리고

텅 빈 들녘에 서면

눈물겨운 마음자리도

스스로 빛이 나네.

가을이 오면 / 홍수희

나무야

너처럼 가벼워지면

나무야

너처럼 헐벗겨지면

덕지덕지 자라난

슬픔의 비늘

쓰디쓰게

온통 떨구고 나면

이 세상

넓은 캔버스 위에

단풍 빛으로 붉게

물감을 개어

내 님 얼굴 고스란히

그려보겠네

나무야

너처럼만 투명해지면.

가을편지·1 / 이해인

하늘 향한 그리움에

눈이 맑아지고

사람 향한 그리움에

마음이 깊어지는 계절

순하고도 단호한

바람의 말에 귀 기울이며

삶을 사랑하고

사람을 용서하며

산길을 걷다 보면

톡, 하고 떨어지는

조그만 도토리 하나

내 안에 조심스레 익어가는

참회의 기도를 닮았네.

가을에는 /박제형

가을에는 잠시 여행을 떠날 일이다

그리 수선스러운 준비는 하지 말고

그리 가깝지도 그리 멀지도 않은 아무 데라도

가을은 스스로 높고 푸른 하늘

가을은 비움으로써 그윽한 산

가을은 침묵하여 깊은 바다

우리 모두의 마음도 그러하길

가을엔 혼자서 여행을 떠날 일이다

그리하여 찬찬히 가을을 들여다볼 일이다

(박제영·시인)

가을 편지 / 이성선

잎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원고지처럼 하늘이 한 칸씩

비어가고 있습니다.

그 빈곳에 맑은 영혼의 잉크물로

편지를 써서

당신에게 보냅니다.

사랑함으로 오히려

아무런 말 못하고 돌려보낸 어제

다시 이르려 해도

그르칠까 차마 또 말 못한 오늘

가슴에 고인 말을

이 깊은 시간

한 칸씩 비어가는 하늘 백지에 적어

당신에게 전해 달라

나무에게 줍니다.

가을 / 김용택

가을입니다

해질녘 먼 들 어스름이

내 눈 안에 들어섰습니다

윗녘 아랫녘 온 들녘이

모두 샛노랗게 눈물겹습니다

말로 글로 다 할 수 없는

내 가슴속의 눈물겨운 인정과

사랑의 정감들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해 지는 풀섶에서 우는

풀벌레들 울음소리 따라

길이 살아나고

먼 들 끝에서 살아나는

불빛을 찾았습니다

내가 가고 해가 가고 꽃이 피는

작은 흙길에서

저녁 이슬들이 내 발등을 적시는

이 아름다운 가을 서정을

당신께 드립니다.

가을의 향기 / 김현승

남쪽에선 과수원에 능금이 익는 냄새

서쪽에선 노을이 타는 내음……

산 위엔 마른 풀의 향기

들가엔 장미들이 시드는 향기……

당신에겐 떠나는 향기

내게는 눈물과 같은 술의 향기

모든 육체는 가고 말아도

풍성한 향기의 이름으로 남는

상(傷)하고 아름다운 것들이여

높고 깊은 하늘과 같은 것들이여……

가을 노래 / 이해인

하늘은 높아가고

마음은 깊어가네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를 키워 행복한

나무여, 바람이여

슬프지 않아도

안으로 고이는

눈물은

그리움 때문인가

가을이 오면

어머니의 목소리가 가까이 들리고

멀리 있는 친구가 보고싶고

죄 없이 눈이 맑았던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나고 싶네

친구여, 너와 나의 사이에도

말보다는 소리 없이

강이 흐르게

이제는 우리

더욱 고독해져야겠구나

남은 시간 아껴 쓰며

언젠가 떠날 채비를

서서히 해야겠구나

잎이 질 때마다

한 움큼의 시들을 쏟아내는

나무여, 바람이여

영원을 향한 그리움이

어느새 감기기운처럼 스며드는 가을

하늘은 높아가고

가을은 깊어가네.

가을은 눈의 계절 / 김현승

이맘때가 되면

당신의 눈은 나의 마음,

아니, 생각하는 나의 마음보다

더 깊은 당신의 눈입니다.

이맘때가 되면

낙엽들은 떨어져 뿌리에 돌아가고,

당신의 눈은 세상에도 순수한 언어로 변합니다.

이맘때가 되면

내가 당신에게 드리는 가장 아름다운 선물은,

가을 하늘만큼이나 멀리 멀리 당신을 떠나는 것입니다.

떠나서 생각하고,

그 눈을 나의 영혼 안에 간직하여 두는 것입니다.

낙엽들이 지는 날 가장 슬픈 것은

우리들 심령에는 가장 아름다운 것……

슬픈 가을 /이영춘

쨍그렁 깨질 듯한 이 가을 하늘

눈물겹다

무거움의 존재로 땅 끝에 발붙인 짐승

부끄럽다

멀리 구름은 유유히 흘러가고

가을 잠자리들 원 그리며 무리 짓는다

유리구슬처럼 반짝이는 이 가을 햇살 아래

아, 아프구나! 가볍지 못한 존재의 무게가

제 무게 이기지 못하여 모두 털고 일어서는

이 가을날에 나는

무엇이 이토록 무겁게 허리를 잡아당기고 있는가

(이영춘·교사 시인, 강원도 평창 출생)

가을 / 정진규

풀벌레 울음소리들이 시간을 가을 쪽으로

애써 끌어당긴다

밤을 지새운다

더듬이가 가을에 바싹 닿아 있다

만져보면 탱탱하다 팽팽한 줄이다

이슬이 맺혀 있다

풀벌레들은 제가 가을을 이리로 데려오고

있다고 말하고 싶을 것이다

시간은 가는 것이 아니라

오는 것이라고 믿게 한다

풀벌레 울음소리들은 들숨과 날숨의 소리다

날숨은 소리를 만들고 들숨은 침묵을 만든다

맨 앞쪽의 분명함으로부터 맨 뒷쪽의 아득함까지

잦아드는 소리의 바다,

그 다음 침묵의 적요를 더 잘 견딘다

짧게 자주자주 소리내는 귀뚜라미도

침묵이 더 길다

다른 귀뚜라미들이 서로 침묵을 채워주고 있다

열린 온몸을 드나들되 제 몸에 저를 가득 가두어

소리를 만든다

나는 이 숨가쁜 들숨을 사랑하게 되었다.

가을에 사람이 그리울 때면 / 이준관

가을에 사람이 그리울 때면

시골 버스를 탄다

시골 버스에서는

사람 냄새가 난다.

황토흙 얼굴의 농부들이

아픈 소는 다 나았느냐고

소의 안부를 묻기도 하고,

낯모르는 내 손에

고향 불빛 같은 감을

쥐어주기도 한다.

콩과 팥과 고구마를 담은 보따리를

제 자식처럼 품에 꼭 껴안고 가는

아주머니의 사투리가 귀에 정겹다.

창문 밖에는

꿈 많은 소년처럼 물구나무선

은행나무가 보이고,

지붕 위 호박덩이 같은 가을 해가 보인다.

어머니가 싸주는

따스한 도시락 같은 시골 버스.

사람이 못내 그리울 때면

문득 낯선 길가에 서서

버스를 탄다.

하늘과 바람과 낮달을 머리에 이고 .

가을 / 조병화

전투는 끝났다

이제 스스로 물러날 뿐이다

긴 그 어리석은 싸움에서

그 어리석음을 알고

서서히, 서서히, 돌아서는

이 허허로움

아, 얼마나 세상사 인간관계처럼

부끄러운 나날이었던가

실로 살려고 기를 쓰는 것들을 보는 것처럼

애절한 일이 또 있으랴

가을이 접어들며 훤히 열리는

외길, 이 혼자

이제 전투는 끝났다.

돌아갈 뿐이다.

가을이라는 물질 / 이기철

가을은 서늘한 물질이라는 생각이

나를 끌고 나무나라로 들어간다

잎들에는 광물 냄새가 난다

나뭇잎은 나무의 영혼이 담긴 접시다

접시들이 깨지지 않고 반짝이는 것은

나무의 영혼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햇빛이 금속처럼 내 몸을 만질 때 가을은 물질이 된다

나는 이 물질을 찍어 편지 쓴다

촉촉이 편지 쓰는 물질의 승화는 손의 계보에 편입된다

내 기다림은 붉거나 푸르다

내 발등 위에 광물질의 나뭇잎이 내려왔다는 기억만으로도

나는 한 해를 견딜 수 있다

그러나 너무 오만한 기억은 내 발자국을 어지럽힌다

낙엽은 가을이라는 물질 위에 쓴

나무의 유서다

나는 내 가을 시 한 편을 낙엽의 무덤 위에 놓아두고

흙 종이에 발자국을 찍으며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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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짧은 가을시 모음>

가 을 / 강은교

기쁨을 따라갔네

작은 오두막이었네

슬픔과 둘이 살고 있었네

슬픔이 집을 비울 때는

기쁨이 집을 지킨다고 하였네

어느 하루 찬바람 불던 날

살짝 가보았네

작은 마당에는 붉은 감

매달린 나무 한그루 서성서성

뒤에 있는 산, 날개를 펴고 있었네

산이 말했네.

어서 가보게, 그대의 집으로

가 을 / 김광림

고쳐 바른 단청빛 하늘이다

경내는 쓰는 대로

보리수 잎사귀 한창이다

잎줄기에서 맺혀 나온

염주알 후두둑 떨어진다

벼랑 위에 나붓이 앉으신

참 당신 보인다

가 을 / 김종길

먼 산이 한결 가까이 다가선다

사물의 명암과 윤곽이

더욱 또렷해진다

가을이다

아 내삶이 맞는

또 한 번의 가을!

허나 더욱 성글어지는

내 머리칼

더욱 엷어지는 내 그림자

해가 많이 짧아졌다

가 을 / 릴케(1875-1926)

나뭇잎이 떨어진다,

하늘나라 먼 정원이 시든 듯

저기 아득한 곳에서 떨어진다

거부하는 몸짓으로 떨어진다

그리고 밤마다 무거운 대지다

모든 별들로부터 고독 속으로 떨어진다

가 을 / 윤희상

일하는 사무실의 창 밖으로

날마다 모과나무를 본다

날마다 보는 모과나무이지만

날마다 같은 모과나무가 아니다

모과 열매는 관리인이 따다가

주인집으로 가져가고

모과나무 밑으로 낙엽이 진다

나의 눈이

떨어지는 낙엽을 밟고

하늘로 올라간다

낙엽이 계단이다

가 을 / 이안

병든 나뭇잎 먼저

더 많은 벌레를 먹인 나뭇잎 먼저

아픔이 먼저

아픔에게 문병 간다

가 을 / 정호승

돌아보지 마라

누구든 돌아보는 얼굴은 슬프다

돌아보지 마라

지리산 능선들이 손수건을 꺼내 운다

인생의 거지들이 지리산에 기대앉아

잠시 가을이 되고 있을 뿐

돌아보지 마라

아직 지리산이 된 사람은 없다

가 을 / 조병화

가을은 하늘에 우물을 판다

파란 물로

그리운 사람의 눈을 적시기 위하여

깊고 깊은 하늘의 우물

그곳에

어린 시절의 고향이 돈다

그립다는 거, 그건 차라리

절실한 생존 같은거

가을은 구름 밭에 파란 우물을 판다

그리운 얼굴을 비치기 위하여

가 을 / 최승자

세월만 가라, 가라 그랬죠

그런데 세월이 내게로 왔습니다

내 문간에 낙엽 한 잎 떨어뜨립디다

가을입디다

그리고 일진광풍처럼 몰아칩디다

오래 사모했던

그대 이름

오늘 내 문간에 기어이 휘몰아칩디다

단풍 마중 / 박태강 검붉고 노하얀 행렬이

단풍 마중 위하여

계곡 건너 능선을 흐르고

바위 끝마다 오색물결

단풍과 한몸 되어

넘실넘실 춤 춘다

놀란 다람쥐

색갈이 놓아준 먹이 쫓으며

이리저리 뛰고

싸늘한 한기 몸으로 스며

저들도 단풍 되어

흐느적 흐느적 산넘어 간다

학창시절 책갈피에

넣어둔 단풍이 살아

하느작 하느작 산넘어 간다. 가을 / 조철형

걸어오는 소리

해마다 다르다

가슴마다

아름다운 빛깔들

곱게 새겨 놓으려

그대 오는가

먼 길 떠날 임

한낮 햇살이 힘든 사람들

그대 따뜻한 가슴으로 그려놓을 수채화

으스러지게 한번 품어보면

한동안 덜 외롭고 힘들까

깊고 고운 그대 사랑을

오롯이 안고서

희망을 노래할 수 있게

그대, 고이 머물러 다오.

출처 : 미추홀 사랑 동호회

글쓴이 : 청운 원글보기 : 청운

메모 :

가을에 어울리는 시 모음 읊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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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뚱나리 happy story입니다!

오늘은 가을에 어울리는 시 모음 모아봤습니다.

나름 가을이라는 풍경에 맞춰서

가을에 울리는 시 와 사진들

그리고 노래까지 모두 맞춰놨는데

지극히 제기준에서 준비했기 때문에

마음에 안 드실 수 있다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가을에 관한 시들을 읽어보시면서

주변에서 한 번쯤 이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면

정갈한 언어도 우리의 마음속을 따뜻하게

채워보시는 건 어떠실까요?

총 15개의 시 구절을 준비했으니

노래를 감상하시면서 듣고 싶으시다면

위의 영상에서 재생 버튼을 클릭하신 뒤

함께 가을에 어울리는 시 모음을 읽어보세요!

#가을편지-고은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낙엽이 쌓이는 날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낙엽이 흩어진 날

헤매는 여자가 아름다워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모든 것을 헤맨 마음 보내 드려요

낙엽이 사라진 날

모르는 여자가 아름다워요

#가을사랑-도종환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하였기 때문에

나의 마음은 바람 부는 저녁 숲이었으나,

이제 나는 은은한 억새 하나로 있을 수 있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눈부시지 않을 갈꽃 한 송이를

편안히 바라볼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내가 끝없이 무너지는 어둠 속에 있었지만

이제는 조용히 다시 만나게 될

아침을 생각하며 저물 수 있습니다.

지금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하는 잔잔한 넉넉합니다.

#가을엽서-안도현

한잎 두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 줄 것이 많다는 듯이

가을 저녁 할 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세요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멀리서 보다-나태주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 사람으로 인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 쉬고 있는

나 한 사람으로 인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고요한

저녁에 묻다

가을이다

#답-호피족

답이 없다는 것도

하나의 답이다

소박하게 먹고

조심스럽게 말하고

아무에게도 상처 주지 마라

#단풍-김종상

빨갛게 익어가는 감을 닮아서

잎사귀도 빨갛게 물이 들었네

감나무에 떨어진 아침 이슬은

감잎에 담겨서 빨강 물방울

샛노란 은행알이 달린 가지에

잎사귀도 노랗게 잘도 익었네

은행나무 밑으로 흐르는 냇물

은행잎에 잠겨서 노랑 시냇물

#가을을 팝니다-박순옥

가을이 아름다운 가을을 판다고 합니다.

여기저기 산과 들엔 가을을 사려고 사람들이 붐비고

꽃잎도 단풍잎도 바스락거리며

제값을 올려서 뽐내기 바쁩니다

산동성이에 억새꽃은 하얀 분칠을 하고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을 품에 안고

가을맞이 나온 사람들을 흔들어 놓습니다

가을은 온갖 축제로 몸값을 올리고

몸살감기고 또다시 바스락거립니다

눈과 코와 귀와 심연까지 향기를 심어주는 가을

아름다운 이 가을 빨리 사가세요

#가을에는-강인호

물소리 맑아지는 가을에는

달빛이 깊어지는 가을에는

하늘이 높아지는 가을에는

쑥부쟁이 꽃피는 가을에는

어인 일인지 부끄러워진다

딱히 죄지은 것도 없는데

아무런 이유 없이 가을에게

자꾸만 내가 부끄러워진다

#어느 가을 오후-이선태

가을비 잔잔히 내리는 오후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보며

그대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태양이 작열하던

여름날은 우리 곁을 떠나갔습니다

가을은 풍만한 가슴으로

날 포옹하고 있습니다

낙엽 구르는 소리에 실린

그대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내 거진 손을 내밀어

그대의 따뜻한 손을 잡고

숲 속의 오솔길을 걷는

꿈을 영원히 꾸고 싶습니다

#노란 잎-도종환

누구나 혼자 가을로 간다

누구나 혼자 조용히 물든다

가을에는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그대 인생의 가을도 그러하리라

몸을 지나가는 오후의 햇살에도

파르르 떨리는 마음

저녁이 오는 시간을 받아들이는

저 노란 잎의 황홀한 적막을 보라

은행나무도

우리도

가을에는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가을에-오세영

너와 나

가까이 있는 까닭에

우리는 몸이란 한다

서로 마주하며 바라보는 눈빛

꽃과 꽃이 그러하듯

너와 나

함께 있는 까닭에

우리는 여름이라 한다

비벼대는 살과 살 그리고 입술

무성한 잎들이 그러하듯

아, 그러나 사방 우리는

각각 홀로 있다

홀로 있다는 것은

멀리서 혼자 바라만 본다는 것

허공을 지키는 빈 가지처럼

가을은 멀리 있는 것이

아름다운 계절이다

#별빛은 위로다-윤동주

지친 하루가 끝난 후

밤하늘을 바라본다

별빛반 바라 보아도

온기가 채워지는 거 같다

별빛은 아무 말없이

편하게 웃고 있는

따뜻한 누군가를 닮았다

동주의 시와 함께

지친 누군가를 위로하는

별빛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

#감-한원엽

내 친구

한 명 따 가네

내 친구

두 명 따 가네

아이고 내 혼자 남았네

장대 가지고

한 대 때리니

아이고 허리 터진다

한대 더 때리니

난 죽었으면 죽었지

안 떨어지련다

그러다가 엉덩이가 불나도록 맞는다

그래도 안 떨어지고 있더니

몸 전체가 빨개지고

말랑말랑한 홍시 감이 되었다

#고독-노천명

변변치 못한 화를 받든 날

어린애처럼 울고 나서

고독을 사랑하는 버릇을 졌습니다

번잡이 이처럼 싱그러울 때

고독은 단 하나의 친구라 할까요

그는 고요한 사색의 호수가로

나를 달래 데리고 가

내 이지러진 얼굴을 비추어 줍니다

고독은 오히려 사랑스러운 것

함부로 친할 수 도 없는 것

아무나 가까이하기에도 어려운 것인가 봐요

#가을 저녁-이수연

가을 석양빛에 있는

신비하고 감미로운 매력

악의에 찬 광채, 화려한 수목들

적자색의 잎사귀들이 쏟아내는 속삭임

우울하고 고독한 대지위에

얇게 퍼진 고요한 하늘

다가올 폭풍을 예언하듯

간간히 휘몰아 도는 냉랭한 바람

파멸과 쇠잔함 곳곳에 서린

시들어 감에 대한 짤막한 미소

이상의 인간은 그 미소를

고통의 신성한 겸허라고 부른다

#가을 햇살 앞에-나태주

고개를 숙여라

더욱 고개를 숙여라

손아귀에 쥐고 있는 것 있다면

그것부터 놓아라

스스로 편안해져라

너 자신을 쉬게 하고

위로하고 기꺼이 용서하라

지난여름

또다시 싸움판

힘든 날들이었다

이제 방 안 깊숙이

밀고 들어오는 햇살

우리 마음도 따라서

가을에 어울리는 시 모음

읽어 보신 뒤 어떠셨나요?

저는 이 중에서

감을 주제로 한 시가 생각이 나요~

웃프면서도 현실에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사실이랄까요?!ㅋㅋ

힐링이 되면서도 짧은 구절들을

여러분 마음속에 간직하시길 바라며

오늘은 이만 물러가 보겠습니다.

♡따뜻한 가을을 보내세요♡

늘푸른 사랑방

가을엽서 안도현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 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가을 오는 소리 김오룡(1958 – )

저 만큼서 가을 오는 소리가 들린다

무더운 여름은 어디론가 자취를 감추고

시원한 가을 바람이 불어 온다

가을 오는 소리가 들린다

가을 잎 물들어 가는 소리,

살포시 한잎 두잎 어느새 노랑 파랑 빨강으로 옷입고

이 가을에 여인들은 사랑을 노래한다

가을 오는 소리가 들린다

수확하는 농부들의 아름다운 땀방울 소리다

잃어버린 지평선 넘어 평화로움의 소리, 자연의 아름다운 소리,

이 가을에 그대의 마음에 머물고 싶다

가을 오는 소리가 들린다

이 맑은 가을에 아름다운 숨결들이 여기저기 나부낀다

이 가을에 그 분과 함께 너와 나

감동의 물결, 희망의 물결, 사랑의 물결들로 가득하고 싶다

가을은 눈眼의 계절 김현승

이맘때가 되면

당신의 눈은 나의 마음

아니, 생각하는 나의 마음보다

더 깊은 당신의 눈입니다

이맘때가 되면

낙엽들은 떨어져 뿌리에 돌아가고

당신의 눈은 세상에로 순수한 언어로 변합니다

이맘때가 되면

내가 당신에게 드리는 가장 아름다운 선물은

가을 하늘 만큼이나 멀리멀리 당신을 떠나는 것입니다

떠나서 생각하고

그눈을 나의 영혼 안에 간직하여 두는 것입니다

낙엽들이 지는 날 가장 슬픈 것은

우리들 심령에는 가장 아름다운 것 ….

가을은 아름답다 주요한

빗소리 그쳤다 잇는

가을은 아름답다

빛 맑은 국화송이에

맺힌 이슬 빛나고

꿩 우는 소리에 해 저무는

가을은 아름답다

곡식 익어 거두기에 바쁘고

은하수에 흰 돛대 한가할 때

절 아래 높은 나무에

까마귀 소리치고

피묻은 단풍잎 바람에 날리는

가을은 아름답다

물없는 물레방아 돌지 않고

무너진 섬돌 틈에서

달 그리운 귀뚜라미 우지짖는

멀리 있는 님생각 간절한

한 많은 철이여!

아름다운 가을이여!

가을의 기도 김현승(1913-1975)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 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 같이

<옹호자의 노래> 선명문화사.1963

가을의 끝 릴케

언제부턴가 나는 모든 것이

변하여 가는 것을 보아 온다

일어서서 행동하고,

죽이고, 서럽게 하는 것들을

흐르는 시간의 사이사이에

정원들은 어드덧 모습이 달라진다

노랗게 물든던 정원의

누렇게 되어 비린 서서한 황페

길은 정말 멀기도 하였다

지금 텅 빈 정원에서

가로수길 너머로 바라다보면

엄숙히 드리운 닫힌 하늘을

아득히 먼 바다 끝까지

거의 볼 수가 있다

가을의 노래 베들렌느(1844-1896)

가을날

바이올린의

긴 흐느낌

단조로운 우울로

내 마음

쓰라려

종소리 울리면

숨막히고

창백히

옛날을

추억하며

눈물짓노라

그리하여 나는 간다

모진 바람이

날 휘몰아치는 대로

이리저리

마치 낙엽처럼

<풍자시>

가을의 노래 보들레르

1

이윽고 우리는 가라앉을 것이다. 차디찬 어두움 속으로

너무나도 짧은 우리의 여름날, 그 강렬한 밝음이여 안녕히!

불길스러운 충격을 전하며 안마당 돌 블록 위에

던져지고 있는 모닥불 타는 소리를 나는 벌써 듣는다

이윽고 겨울 그것이 내 존재에 돌아오리니, 분노와 증오와

전율과 공포와 강제된 쓰라린 노고

그리고 북극의 지축에 걸린 태양과 같이

나의 심장은 이제 언 붉은 한 덩어리에 지나지 않게 되리라

던져지며 떨어지는 장작더미 하나하나를 나는 떨면서 듣노니

세워진 단두대의 울음조차 이렇듯 둔탁하지 않다

나의 정신은 성문을 파괴하는 무거운 쇠망치를 얻어맞고

허물어지는 성탑과도 같아라

이 단조로운 충격에 내 몸은 흔들리어

어디선가 관에다 서둘러 못질하고 있는 듯하다

누구를 위하여? ㅡ 어제는 여름이었으나 이제는 가을!

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리는 어디엔가 문밖에 나서기를 예고하고 있는 듯하다

2

나는 사랑한다, 네 길다란 눈, 그 초록빛 띤 빛을

상냥하고 아름다운 사람이여, 이제 내게는 모든 것이 흥미없다

그 어떤 것도 그대의 사랑도 침실도 또 난로도

해변에 빛나는 태양보다 낫게 생각되지 않는다

그래도 상냥스러운 사람이여! 역시 나를 사랑해 주오

비록 내가 은혜를 모르는 자요, 심술쟁이라도 내 어머니가 되어다오

연인이면서 누이동생이기도 한 사람이여, 비록 순식간에 사라지기는 하더라도

석양의 상냥스러움, 빛나는 가을의 상냥스러움이 되어다오

얼마 남지 않은 노력! 무덤이 기다리고 있나니, 탐욕스러운 무덤이다!

아아! 당신의 무릎에 이마를 기댄 채 나로 하여금

한껏 잠기게 해다오 백열의 여름을 그리워하며

만추의 날 그 상냥스러운 황색 광선 속에서!

Pierre Charles Baudelaire(1821-1867) 프랑스 파리

가을의 소원 안도현

적막의 포로가 되는 것

궁금한 게 없이 게을러지는 것

아무 이유없이 걷는 것

햇볕이 슬어놓은 나락 냄새 맡는것

마른풀처럼 더이상 뻗지 않는 것

가끔 소낙비 흠씬 맞는 것

혼자 우는 것

울다가 잠자리처럼 임종하는 것

초록을 그리워하지 않는 것

<간절하게 참 철없이> 2008년

가을의 소원 이시영

내 나이 마흔 일곱

나 앞으로 무슨 큰 일을 할 것 같지도 않고

(진즉 그것을 알았어야지!)

틈나면 (실업자라면 더욱 좋고)

남원에서 곡성 거쳐 구례 가는 섬진강 길을

머리 위의 굵은 밀잠자리떼 동무 삼아 터덜터덜 걷다가

거기 압록 지나 강변횟집에 들러 아직도 곰의 손발을 지닌

곰금주의 두툼한 어깨를 툭 치며

맑디 맑은 공기 속에서 소처럼 한번 씨익 웃어보는 일!

오스트리아 할슈타트

가을의 시 – 연화리 시편26 곽재구

오후 내내

나룻배를 타고

강기슭을 따라 내려갔습니다

당신이 너무 좋아하는 칡꽃 송이들이

푸른 강기슭을 따라 한없이 피어 있었습니다

하늘이 젖은 꿈처럼 수면 위에 잠기고

수면 위에 내려온 칡꽃들이

수심 한가운데서

부끄러운 옷을 벗었습니다

바람이 불고

바람이 불어가고

지천으로 흩날리는 꽃향기 속에서

내 작은 나룻배는

그만 길을 잃고 맙니다

< 꽃보다 먼저 마음을 주었네> 열림원. 1999년

가을의 시 김현승

넓이와 높이보다

내게 깊이를 주소서

나의 눈물에 해당하는…

산비탈과

먼 집들에 불을 피우시고

가까운 곳에서 나를 배회하게 하소서

나의 공허를 위하여

오늘은 저 황금빛 열매들마저 그 자리를

떠나게 하소서

당신께서 내게 약속하신 시간이 이르렀습니다

지금은 기적汽笛들을 해가 지는 먼 곳으로 따라 보내소서

지금은 비둘기 대신 저 공중으로 산까마귀들을

바람에 날리소서

많은 진리들 가운데 위대한 공허를 선택하여

나로 하여금 그 뜻을 알게 하소서

이제 많은 사람들이 새 술을 빚어

깊은 지하실에 묻을 시간이 오면

나는 저녁 종소리와 같이 호올로 물러가

내가 사랑하는 마른 풀의 향기를 마실 것입니다

가을의 시 장석주

주여, 가을이 왔습니다

연인들은 헤어지게 하시고

슬퍼하는 자들에겐 더 큰 슬픔을 얹어주시고

부자들에게선 귀한 걸 빼앗아

재물이 하잖은 것임을 알게 하소서

학자들에게는 치매나 뇌경색을 내려서

평생을 닳도록 써먹은 뇌를 쉬게 하시고

운동선수들의 뼈는 분리해서

혹사당한 근육에 긴 휴식을 내리소서

스님과 사제들은

조금만 더 냉정하게 하소서

전쟁을 하거나 계획 중인 자들은

더 호전적이 되게 하소서

폐허만이 평화의 가치를 알게 하니

더 많은 분쟁과 유혈혁명이 일어나게 하소서

이 참담한 지구에서 뻔뻔스럽게 시를 써온 자들은

상상력을 탕진하게 해서

더는 아무 것도 쓰지 못하게 하소서

휴지로도 쓰지 못하는 시집을 내느라

더는 나무를 베는 일이 없게 하소서

다만 사람들이 시들고 마르고 바스러지며

이루어지는 멸망과 죽음들이

왜 이 가을의 축복이고 아름다움인지를

부디 깨닫게 하소서

<시와 사상>2008년 가을호

가을의 옛집 박주택

가을의 옛집 저 곳, 구부러진 발톱을 바라보며

스산하게 등을 기대던 가을의 번지

바람이 불어 나뭇잎이 이리저리 불려 다니다

흙 틈에 끼어 쓰린 소리를 내며 부서지던 곳

청춘의 집이 그렇게 구부러져 있었으니

낮이 가고 밤이 가고 가을이 왔다

가을이 왔다, 어쩔 것인가

누가 저 집의

누룩 슬던 방을 기억할 것인다

아직도 숨골에 오목하게 남아

숨을 쉴 때마다 하얀 연기로 피어 오르는

상처들의 누옥

나뭇가지가 스산하게 그리움을 부추겨 세우는

또 다른 가을의 땅에

아물지 못한 상처들만 모여 검은 잎사귀로 뒹군다

가을의 유혹 박인환

가을은 내 마음에

유혹의 길을 가르친다

숙녀들과 바람의 이야기를 하면

가을은 다정한 피리를 불면서

회상의 풍경을 지나가는 것이다

전쟁이 길게 머무른 서울의 노대에서

나는 모딜리아니의 화첩을 뒤적이며

적막한 하나의 생애의 한 시름을

찾아보는 것이다

그러한 순간

가을은 청춘의 그림자처럼 또는

낙엽 모양 나의 발목을 끌고

즐겁고 어두운 사념의 세계로 가는 것이다

즐겁고 어두운 가을의 이야기를 할 때

목메인 소리로 나는 사람의 말을 한다

그것은 폐원에 있던 벤치에 앉아

고갈된 분수를 바라보며

지금은 죽은 소녀의 팔목을 잡던 것과 같이

쓸쓸한 옛날의 일이며

여름은 느리고 인생은 가고

가을은 또 다시 오는 것이다

가을 ㅡ 모네

가을의 일 정일근

풀잎 등에 맺히는 이슬 한 방울이 무거워진다

그 무게에 풀들은 땅으로 휘어지며 겸허해지고

땅은 씨앗들을 받아 품으며 그윽하게 깊어진다

뜨거웠던 황도의 길도 서서히 식어가고

지구가 만든 그림자 속으로 달이 들어와 지워지듯

가을 속으로 걸어가면 세상살이 욕심도 무채색이 된다

어두워지기 전에 아궁이를 달구어놓아야겠고

가을별들 제자리 찾아와 착하게 앉았는지

헤아려보는 것이 나의 일, 밤이 오면

나는 시를 읽으며 조금씩 조금씩 쓸쓸해질 것이니

시를 읽는 소리 우주의 음률을 만드는 시간

가벼워지기 위해 나는 이슬처럼 무거워질 것이니

가을의 편지 황동규

우리는 정신없이 이어 살았다

생활의 등과 가슴을 수돗물에 풀고

버스에 기어오르고, 종점에 가면

어느덧 열매 거둔 과목의 폭이 지워지고

미물들의 울음 소리 들린다

잎 지는 나무의 품에 다가가서

손을 들어 없는 잎을 어루만진다

갈 것은 가는구나

가만히 있는 것도 가는구나

마음의 앙금도 가는구나

면도를 하고 약속 시간에 대고

막차를 타고 밤늦게 돌아온다

밤 세수를 하고 거울 속에서

부서진 얼굴을 만지다 웃는다

한번은 문빗장을 열어놓고 자볼까?

가을의 풍경 이상화

맥 풀린 햇살에 번쩍이는 나무는 선명하기 동양화일러라

흙은, 아낙네를 감은 천아융 허리띠 같이도 따습어라

무거워 가는 나비 나래는 드물고도 衰하여라

아, 멀리서 부는 피리 소린가! 하늘 바다에서 헤엄질하다

병 들어 힘없이도 섰는 잔디풀 ㅡ 나뭇가지로

미풍의 한숨은, 가는細 목을 메고 껄떡이어라

참새 소리는, 제 소리의 몸짓과 함께 가볍게 놀고

온실 같은 마루 끝에 누운 검은 괴의 등은, 부드럽게도 기름져라

청춘을 잃어버린 낙엽은, 미친 듯, 나부끼어라

서럽게도, 길겁게 조으름 오는 적멸寂滅이 더부렁거리다

사람은, 부질없이, 가슴에다, 까닭도 모르는, 그리움을 안고,

마음과 눈으로, 지나간 푸름의 印像을 허공에다 그리어라

가을의 향기 김현승

남쪽에선

과수원의 임금林檎이 익는 냄새

서쪽에선 노을이 타는 내음 …

산 위에 마른 풀 향기,

들가엔 장미들이 시드는 향기 …

당신에겐 떠나는 향기,

내게는 눈물과 같은 술의 향기

모든 육체는 가고 말아도

풍성한 향기의 이름으로 남는

傷하고 아름다운 것들이여

높고 깊은 하늘과 같은 것들이

가을 원수 같은 정현종

가을이구나! 빌어먹을 가을

우리의 정신을 고문하는

우리를 무한 쓸쓸함으로 고문하는

가을, 원수 같은.

나는 이를 깨물며

정신을 깨물며, 감각을 깨물며

너에게 살의를 느낀다

가을이여, 원수 같은

가을이 가는구나 김용택

이렇게 가을이 가는구나

아름다운 시 한편도

강가에 나가 기다릴 사랑도 없이

가랑잎에 가을빛같이

정말 가을이 가는구나

조금 더

가면

눈이 오리

먼 산에 기댄

그대 마음에

눈은 오리

산은 그려지리

가을이래요 박목월

여름도 지나가고 가을이래요

하늘 높고 물 맑은 가을이래요

울타리 수숫대를 살랑 흔드는

바람조차 쓸쓸한 가을이래요

단풍잎을 우수수 떨어뜨리고

바람은 가을을 싣고 온대요

밤이 되면 고운 달빛 머리에 이고

기러기도 춤추며 찾아온대요

가을이 서럽지 않게 김광섭

하늘에서 하루의 빛을 거두어도

가는 길에 쳐다볼 별이 있으니

떨어지는 잎사귀 아래 묻히기 전에

그대를 찾아 그대 내 사람이리라

긴 시간이 아니어도 한 세상이니

그대 손길이면 내 가슴을 만져

생명의 울림을 새롭게 하리라

내게 그 손을 빌리라 영원히 주라

홀로 한쪽 가슴에 그대를 지니고

한쪽 비인 가슴을 거울 삼으리니

패물 같은 사랑들이 지나간 상처에

입술을 대이라 가을이 서럽지 않게 …

폴 뉴먼 부부

가을이 아름다운 건 이해인

구절초, 마타리,

쑥부쟁이꽃으로

피었기 때문이다

그리운 이름이 그리운 얼굴이

봄 여름 헤매던 연서들이

가난한 가슴에 닿아

열매로 익어갈 때

몇 몇은 하마 낙엽이 되었으리라

온종일 망설이던 수화기를 들면

긴 신호음으로 달려온 그대를

보내듯 끊었던 애잔함

뒹구는 낙엽이여

아, 가슴의 현이란 현 모두 열어

귀뚜리의 선율로 울어도 좋을

가을이 진정 아름다은 건

눈물 가득 고여오는

그대가 있기 때문이라

가을이 오다 이하(191-817)

오동나무 바람에 놀란 남아의 마음은 괴롭다

희미한 등잔불, 베짱이가 쓸쓸히 베를 짜는구나

누군가, 대쪽으로 엮은 이 시집을 읽어주어

화충에게 좀먹혀 가루가 되게 하지 않을 이가?

생각에 끌려, 오늘 밤, 창자가 꼿꼿하게 되리!

비가 차가운데, 향기로운 넋이여, 서생을 조상하노라!

가을 무덤에서 귀신은 포조의 시를 읊는다

한 맺힌 피는 천 년 동안 흙 속에서 푸르리!

가을이 온다 박이도(1938 – )

9월이 오면

어디론가 떠나야 할 심사

중심을 잃고 떨어져갈

적, 황의 낙엽을 찾아

먼 사원의 뒤뜰을 거닐고 싶다

잊어버린 고전 속의 이름들

내 다정한 숨소리를 나누며

오랜 해후를, 9월이여

양감으로 흔들리네

이 수확의 메아리

잎들이 술렁이며 입을 여는가

어젯밤 호숫가에 숨었던 달님

혼삿날 기다리는 누님의 얼굴

수면의 파문으로

저 달나라에까지 소문나겠지

부푼 앞가슴은 아무래도

신비에 가려진 이 가을의 숙제

성묘 가는 날

누나야 누나야 세모시 업어라

석류알 터지는 향기 속에

이제 가을이 온다

북악을 넘어

멀고 먼 길 떠나온 행낭 위에

가을꽃 한 송이 하늘 속에 잠기다

가을이 왔다 오규원

대문을 열고 들어오지 않고 담장을 넘어

현관 앞까지 가을이 왔다

대문 옆의 황매화를 지나

비비추를 지나 돌단풍을 지나

거실 앞 타일 바닥 위까지 가을이 왔다

우리 집 강아지의 오른 쪽 귀와

왼쪽 귀 사이로 왔다

창 앞까지 왔다

매미 소리와 매미 소리 사이로

돌과 돌 사이로 왔다

우편함에서 한동안 머물다가 왔다

친구의 엽서 속에 들어 있다가

내 손바닥 위에까지 가을이 왔다

가을이 우리를 재촉하고 있다 김영남

이제 그만 툭툭 자리를 털고

돌아갈 채비를 해야 할 시간이다

가을이 문턱에서 가볍게 노크해 올 때

대지는 한여름의 열을 뿜고

초록은 아직 꿈속을 헤매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시간에 우리는 벌떡 일어나

풀어논 생각들을 서둘러 거두어야 한다

한결 부드럽게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불어와 창들을 끝없이 열어놓고

대문 바깥 쪽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모든 것들이 새로운 출발을 몹시 그리워하고 있다

들녘도 새로운 손님들을 마중나가는 시간

이런 시간, 이런 지점에 갇혀 우리는

언제까지 취하여 있을 수는 없다

다음 계절에 지각하기 전에

아쉬운 기억들이 옷깃을 잡아도 우리는

곤충처럼 눈을 부릅뜨고

등불을 하나씩 붙들고

깨어 있어야만 한다

문턱 앞에는 벌써

한 송이 국화가

우리에게

가을을 온몸으로 던져오고 있다

가을일기 이해인

가을일기

잎새와의 이별에

나무들은 저마다

가슴이 아프구나

가을의 시작부터

시로 물든 내 마음

바라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에

조용히 흔들리는 마음이

너를 향한 그림움인 것을

가을을 보내며

비로소 아는구나

곁에 없어도

늘 함께 있는 너에게

가을 내내

단풍 위에 썼던

고운 편지들이

한잎한잎 떨어지고 있구나

지상에서 우리가

서로를 사랑하는 동안

붉게 물들었던 아픔들이

소리 없이 무너져 내려

새로운 별로 솟아오르는 기쁨을

나는 어느새

기다리고 있구나

가을, 일몰을 위하여 ㅡ 배한봉

아름답구나 일몰

노동 끝낸 농부의 휴식 물들이며

산과 들

강물 속으로 깃드는

한 풍경이여 눈물겹게 아름답구나

고단함조차 이런 때는

담배불 당기는 마음 아래 집 지어

어떤 생각의 무거움이 토하는 기침마저 씻어버리고

탱탱하게 차오르는 바람도

서걱서걱 뼈아픈 시절 곁에 눕지 않겠느냐

홀로 깊어진 시간의 층계에서

기우뚱 몸 굽히는 일몰

아름답구나 저기 농부 어깨 위

세상에서 가장 경건한 물무늬로 일렁이는

터엉 비어 가득 찬

무욕의 얼굴

고흐

가을 저녁 김현승

긴 돌담 밑에

땅거미 지는 아스팔트 위에

그림자로 그리는 무거운 가을 저녁

짙은 크레파스의 가을 저녁

기적은 서울의 가장자리에서

멀리 기러기같이 울고

겹친 공휴일을 반기며

먼 곳 고향들을 찾아 가는

오랜 풍속의 가을 저녁

사는 것은 곧 즐거움인 가을 저녁

눈들은 보름달을 보듯 맑아 가고

말들은 꽃잎보다 무거운 열매를 다는

호올로 포키트에 손을 넣고 걸어가도

외로움조차 속내의처럼 따뜻해 오는

가을 저녁

술에 절반

무등차에 절반

취하여 달을 안고

돌아가는 가을 저녁 ㅡ

흔들리는 뻐스 안에서

그러나 가을은 여름보다 무겁다!

시간의 잎새들이 떨어지는

내 어깨의 제목 위에선 ….

가을 ㅡ 세잔느

가을저녁 이동순(1950 – ) 김천

오늘은 비가 오고

바람이 불었습니다

길에 떨어지는 나뭇잎들이

우수수 몰려다녔습니다

그대에게 전화를 걸어도

신호만 갑니다

이런 날 저녁에

그대는 어디서 무얼하고 계신지요

혹시 자신을 잃고

바람찬 길거리를 터벅터벅

지향없이 걸어가고 계신 것은 아닌지요

이 며칠 사이

유난히 수척해진

그대가 걱정스럽습니다

스산한 가을저녁이 아무리 쓸쓸해도

이런 스산함 쯤이야

아랑곳하지 않는

그대를 믿습니다

그대의 꿋꿋함을

나는 믿습니다

가을저녁에 소월

물은 희고 길구나, 하늘보다도

구름은 붉구나, 해보다도.

서럽다, 높아가는 긴 들 끝에

나는 떠돌며 울며 생각한다, 그대를

그늘 깊어 오르는 발 앞으로

끝없이 나아가는 길은 앞으로

키 높은 나무 아래로, 물마을은

성깃한 가지가지 새로 떠오른다

그 누가 온다고 한 언약도 없건마는!

기다려 볼 사람도 없건마는!

나는 오히려 못물가를 싸고 떠돈다

그 못물로는 놀이 잦을 때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가나 보다

차마 다 감을 수 없다는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가는가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가는가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는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거가 버리는가보다

가을 지붕 권태응

사다리를 타고서 한층 두층

언니 따라 지붕에 올라갑니다

박덩이 뒹굴대는 한옆에다

빨강 고추 흰 박고지 널어 놓아요

집집마다 지붕에도 울긋불긋

여기저기 그림같이 아름다워요

내려갈 줄 모르고 나는 자꾸만

멀리 멀리 사방 경치 바라봅니다

가을볕 박노해

가을볕이 너무 좋아

고추를 따서 말린다

흙마당에 널어놓은 빨간 고추는

물기를 여의며 투명한 속을 비추고

높푸른 하늘에 내걸린 빨래가

바람에 몸 흔들어 눈 부시다

가을볕이 너무 좋아

가만히 나를 말린다

내 슬픔을

상처난 내 욕망을

투명하게 드러나는

살아온 날들을

가을 통화 문인수

반갑게 전화를 받았습니다

잘 못 건 이의 목소리가 저 어느 별이었는지

갈색 전화기

캄캄하게 엎드린

이 섬엔

돌아올 사람 없습니다 어머니

제 전화를 오래 받으시겠습니까

가을편지 고정희

무르익기를 기다리는 가을이

흑룡강 기슭까지 굽이치는 날

무르익을 수 없는 내 사랑 허망하여

그대에게 가는 길 끊어버렸습니다

그러나 마음 속에 길이 있어

마음의 길은 끊지 못했습니다

황홀하게 초지일관 무르익은 가을이

수미산 산자락에 기립해 있는 날

황홀할 수 없는 내 사랑 노여워

그대 향한 열린 문 닫아버렸습니다

그러나 마음 속에 문이 있어

마음의 문은 닫지 못했습니다

작별하는 가을의 뒷모습이

수묵색 눈물비에 젖어 있는 날

작별할 수 없는 내 사랑 서러워

그대에게 뻗은 가지 잘라버렸습니다

그러나 마음 속에 무성한 가지 있어

마음의 가지는 자르지 못했습니다

길을 끊고 문을 닫아도

문을 닫고 가지를 잘라도

저녁 강물로 당도하는 그대여

그리움에 재갈을 물리고

움트는 생각에 바윗돌 눌러도

풀밭 한벌판으로 흔들리는 그대여

그 위에 해와 달 멈출 수 없으매

나는 다시 길 하나 내야 하나 봅니다

나는 다시 문 하나 열어야 하나 봅니다

가을편지 이성선

잎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원고지 처럼 하늘이

한 칸씩 비워가고 있습니다

그 빈곳에 맑은 영혼의 잉크물로

편지를 써서 당신에게 보냅니다

사랑함으로 오히려

아무런 말 못하고 돌려보낸 어제

다시 이르려해도

그르칠까 차마 또 말 못한 오늘

가슴에 고인 말을

이 깊은 시간

한 칸씩 비어가는 하늘 백지에 적어

당신에게 전해달라

나무에게 줍니다

가을하늘 유종인

하늘이 더 깊어진 것이 아니다

눈앞을 많이 치운 탓이다

밥그릇처럼 뒤집어도

다 쏟아지지 않는 저 짙푸른 늪같이

떨어지는 곳이 모두 바닥은 아니다

열린

바닥이 끝없이 새떼들을 솟아오르게 한다

티 없다는 말, 해맑다는 말!

가을엔 어쩔 수 없다는 말, 끝 모를 바닥이라는 말!

바닥을 친다는 것 고통을 저렇게 높이 올려놓고

바닥을 친다는 것

그래서 살찌고 자란다는 것!

당신이 내게 올 수도 있다는 것

변명은 더 이상 깊어지지 않는다는 것!

가을하늘 정도원

오늘처럼

눈부시도록 하늘이 맑은 가을날이면

빠알간 사과들이 뉘긋뉘긋 익어 가는

황해도 사리원 과수원길 어드메쯤이나

영변 박천 아니면

함경도 신포 같은 작은 시골읍 어느 곳

서러운 내 누이의 눈물방울처럼 투명한

북위 사십 도의 찬 하늘을 머리에 이고

코스모스 한들거리며 떼지어 핀 학교길을

어느 여인이 걸어가고 있을 것 같다

인민학교 하급반을 맡고 있는 여선생이거나

협동농장의 여맹간부일지도 모를 어느 여인이

검정 치마 흰 저고리에 가슴을 여미고

신발은 검은 하이힐이 오히려 더 어울리는

갸름한 얼굴에 서글한 눈매를 하고

기왕이면 고웁게 빗어올린 쪽머리에

무우싱 같은 푸른 젊음이 버젓이 남아 있는

30대 중반의 조용한 여인이라면 더욱 좋겠지

그렁그렁한 눈 가득 조선의 슬픔을 담은

내 마음 속 누이 같은 모습을 한 여인이

필시 북녘 땅에 지금도 있을 것 같다

오래 전부터 내 여인이여!

이 땅 내가 사랑해야 할 몫의 여인이여!

한번쯤 그 여인과 사랑을 하고 싶다

이곳 남녘에도 그대의 서늘한 눈망울처럼

우수수 가을이 왔다고 편지라도 쓰고 싶다

쳐다보면 자꾸만 눈물이 나는

저 코스모스 위 북녘의 가을 하늘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가을하늘1 정완영

전선 위에 앉아 있는 제비들이 날아갑니다

가을 하늘 푸른 건반을 두드리며 날아갑니다

하늘엔 음악이 흐르고, 흰 구름이 흘러갑니다

가을 하늘2 정완영

요즘 하늘빛은 하루 한 길씩 높아가요

저러다 넘칠 것 같아요 무너질 것 같아요

구름도 따라가다가 지쳐 눕고 말아요

부산 광안대교

가을 해거름 들길에 섰습니다 김용택

사랑의 온기가 더욱 더 그리워지는

가을 해거름 들길에 섰습니다

먼 들 끝으로 해가

눈부시게 가고

산 그늘도 묻히면

길가에 풀꽃처럼 떠오르는

그대 얼굴이

어둠을 하얗게 가릅니다

내 안에 그대처럼

꽃들은 쉼없이 살아나고

내 밖의 그대처럼

풀벌레들은

세상의 산을 일으키며 웁니다

한 계절의 모퉁이에

그대 다정하게 서 계시어

한없이 걷고 싶고

그리고 마침내 그대 앞에

하얀 풀꽃

한 송이로 서고 싶어요

가을 햇볕 고운기

늦은 오후의 가을 햇볕은 오래 흘러온 강물을 깊게 만들다

늦은 오후의 가을 햇볕은 여고 2학년 저 종종걸음 치는 발걸음을

붉게 만들다, 묽그스레 달아오른 얼굴은

생살 같은 가슴에서 우러나오다

그리하여 늦은 오후의 가을 햇볕은

멀어지려 해도 멀어질 수 없는 우리들의 손을 붙잡게 하고

끝내 사랑한다 한마디로

옹송그린 세월의 어느 밑바닥을 걷게 한다

귀2 문태준

가을 풀밭에 앉아 있었네

가을 풀벌레는

무릎 주름에서 우네

걸어가며 울던

나의 어머니

출처 : 녹야산방

글쓴이 : 유영태 원글보기 : 유영태

메모 : 가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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